체중계, 로또, 그리고 행복의 비밀

by 작은 집 깊은 삶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4U9CHCI8iZJAVMacMp4NvlOp2xg%3D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단을 시작하면서


매일 아침, 욕실 앞 체중계에 오른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단을 시작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다이어트가 목표는 아니었다.

중년의 뱃살이 늘어나는 게 신경 쓰였고,

무엇보다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두부 위주의 식단과 양념 없는

신선한 야채를 즐겼다.

당뇨도 염려됐던 터라,

건강한 식습관이 나의 첫 번째 목표였다.


나의 체중은 늘 일정했다.

과식하면 1kg 늘고,

한 끼를 가볍게 거르면 1kg 빠지는 정도.

그런데 최근, 노력 이상으로 체중이 쭉쭉 줄더니,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뭐지?” 불안도 잠시,

한 달 전 건강검진에서 이상 없던 걸 떠올리며

식습관 개선의 성공이라 자부했다.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가벼워진 듯했다.


그러던 주말, 오랜만에 아들이 내려왔다.

샤워 후 체중계를 밟은 아들이 말했다.

“엄마, 이거 고장 난 거 아니야?

내 몸무게보다 훨씬 적게 나와.”

순간 맥이 빠졌다. 고장?

성공이라던 자부심은 체중계의 장난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과식까지 했으니,

뱃살은 신나게 춤췄을 것이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2BLQA948kf9D%2FS5CawK4fuzAijYE%3D 아들이 로또복권 두 장을 사 왔다.

그 주말, 아들이 로또복권 두 장을 사 왔다.

아들은 한 장씩 나누며 당첨되면

뭘 하고 싶냐고 물었다.

내가 되물었다. “넌 뭘 하고 싶어?”

아들은 주저 없이 말했다.

“수도권에 집 한 채 사고 싶어.

내 집에서 편히 직장 생활하고 싶어.”

귀여운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엄마가 복권 당첨되면 집 사줄게”

상상만으로도 행복했다.


삶을 돌아보면 희로애락이 펼쳐지지만,

소소한 행복은 놓치기 일쑤였다.

요즘, 시간과 마음의 공간이 생기면서

작은 순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젊은 부부와 아이들의 웃음소리,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며

경쟁하듯 페달을 밟는 설렘,

아이들 이마의 땀방울까지 새롭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9V5EeNrRgoulerutK0bdeXmKKrw%3D 작은 순간들이 눈에 들어온다.


친구들 단톡방이 오랜만에 울렸다.

더위에 지쳤다, 건강 챙기자,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며 늘 같은 불평들.

나는 톡을 보냈다.

“50대에 몇 번 남지 않는 여름이야.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톡방이 활기로 들썩였다.

우리가 벌써? 아쉬움과 감동의 이모티콘,

긍정의 답변들이 쏟아졌다.

그 단순한 대화가 수다의 불꽃을 피웠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14wqGknSJqcBpyAYwmVArY2uMJw%3D 행복은 멀리 있는 파랑새가 아니다.

갱년기는 수시로 무기력과 우울을 몰고 온다.

하지만 시각을 바꾸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행복은 멀리 있는 파랑새가 아니다.

우리가 보지 못한 작은 순간들 속에 있다.

고장 난 체중계의 농단, 로또 한 장의 꿈,

친구들과의 톡방 웃음... 이 모든 게 행복이다.


당신에게 권하고 싶다.

잠시 멈춰, 주변을 보고,

미소 짓게 하는 작은 순간을 찾아보자.

그 순간, 행복의 파랑새가

이미 곁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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