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지나 부모가 되다 - 4화

by 작은 집 깊은 삶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yt3JNxg9qWK%2Bi%2FSieoaQZPeCmaU%3D


아침마다 반복되는 일상.

딸아이를 학교 정문 앞에 내려주고

차에서 손을 흔들며 배웅하던 순간은 늘 따뜻했지만,

그날 아침은 달랐다.

담임선생님의 전화 한 통이

내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했다.

“어머니, 아이가 학교에 오지 않았어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분명 아침에 정문에서 배웅했는데,

그 짧은 순간 사이에 딸아이가 어디로 사라졌다는 걸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문자에 답도 없었다.

근무시간이라 사무실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딸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속이 타들어 갔다.

두 시간쯤 지났을까,

담임선생님께서 다시 전화를 주셨다.

“다행히 아이가 등교했어요. 여전히 이유는 말을 않네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무거웠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7KFCWfsoiNo7o9v7scort5%2Fb7OI%3D 학교생활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런 일들이 잦아졌다.

딸아이는 수업시간에 자리를 비우거나

학교생활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전화벨만 울려도 심장이 쿵 내려앉았고,

머리가 하얘지며 속이 울렁였다.

부모로서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다행히도, 딸아이의 담임선생님은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셨다.

매일 아침 교문까지 나와

딸아이의 등교를 직접 챙겨주시고,

아이의 상태를 세심하게 알려주셨다.

그분의 헌신 덕분에 나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딸아이가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만난 건,

지금 생각해도 가슴 벅찬 행운이었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xNJjT6Vu1BkTiYDE2ZYRamKsu%2BE%3D 나는 눈물만 많은, 무기력한 엄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사설 상담센터, 시에서 운영하는 상담기관,

여러 문을 두드려봤지만

딸아이의 상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저 열심히 일하며 경제적 안정을 이루면,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남들처럼 뒤처지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 오히려 딸아이의 내면을 읽지 못한

무지함으로 돌아왔다.

나는 눈물만 많은, 무기력한 엄마가 되어 있었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xnMo4FZHzbp9WJ3Y9tQTyDsyB8g%3D 아이의 손을 슬며시 잡으며 터져 나올 것 같은 눈물

어느 날, 딸아이를 등교시키기 위해 차에 올랐다.

늘 그랬듯 긴장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딸아이의 손을 슬며시 잡으며

터져 나올 것 같은 눈물을 참고 앞만 바라보았다.

그때, 딸아이가 조용히 입을 뗐다.

“엄마, 엄마가 걱정하는 것만큼은 아니야.

괜찮아. 조금 있다 제자리로 돌아올게.”

그 순간, 처음으로 드러난 딸의 진심이

내 마음을 스쳤다.

믿고 싶었다. 아니, 믿어야 했다.

밑바닥까지 내려갈 것 같았던 나와 아이의 인생에

한 줄기 작은 빛이 비친 순간이었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kBI8natuxCmZllqPc8VvZ2rnlkI%3D 한 줄기 작은 빛이 비친 순간이었다.

큰아이가 다섯 살, 작은아이가 두 살이던 그때,

IMF로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나도, 아이들도 많은 고생을 감내해야 했다.

남편은 현실을 도피한 채

7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고

빈털터리로 돌아왔다.

그 공백은 아이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을까?

늘 바쁜 엄마 때문에 외로웠을 아이들이

사춘기를 지나며 쌓인 외로움과 분노를 표출한 걸까?

가족여행 한 번 없이, 돈을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초조한 모습만 보여준 엄마.

아이들 마음속엔 진흙 같은 상처만

가득 쌓여 있었을 것이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YZbjrIlBchnHspYE7qmttfQ21Ac%3D 아이들 마음속엔 진흙 같은 상처만 가득 쌓여

나는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좀 더 좋은 우유를 먹이고,

조금은 괜찮은 학원에 보내고,

평범한 브랜드 옷과 신발을 사주고 싶었다.

경제적 안정이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다.

아이들의 정서적 문제는 그다음이라 여겼다.

하지만 꽃인 줄 모르고,

정성 없이 그저 크기만 바랐다.

부모가 처음이라,

아이들이 금방 자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3NHXuxPXZmxa%2F6eDotidSV5mXWg%3D 희망의 빛을 따라 조금씩 나아가는 우리 모녀의

이 이야기는 사춘기를 지나 부모가 되는 여정의

네 번째 장이다.

딸아이의 불안정한 학교생활과 그 속에서 흔들리는

부모의 마음을 담으려 했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희망의 빛을 따라 조금씩 나아가는

우리 모녀의 발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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