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엘리펀트 송>
공연 예술을 보다 보면 날씨나 계절에 따라 기억나는 작품들이 꽤 있다. 그중에서도 겨울에는 생각나고 보고 싶은 작품이 정말 많은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엘리펀트 송>이다. 작 중 날짜도 크리스마스이브에 무대 배경에도 눈이 내리는 창문이 있는 등 여러모로 겨울과 연관이 깊은 작품이다. 저번 시즌에 <엘리펀트 송>을 관람했던 날 중에 하루는 극장을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어 특히 감상이 좋았던 날도 있다.
<엘리펀트 송>은 마이클과 그린버그, 피터슨의 촘촘한 대사와 각 캐릭터 별 관계성으로 관람하는 내내 긴장을 놓지 않고 보게 되는 극이다. 여러 복선이 깔려 있어 처음 보았을 때와 결말을 알고 다시 보았을 때의 느낌이 많이 다른 극이기도 하다. 의문의 확신이 되고 이러한 확신이 깊은 감정을 건드리기 때문에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극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이클의 귀여운 코끼리 인형 안소니까지! 여러 모로 재미있는 요소가 많은 극이다.
이번 시즌으로 10주년을 맞는 <엘리펀트 송>을 올해도 어김없이 관람했다. 사실 내게 <엘리펀트 송>은 몇 번을 보든, 언제 보든, 누구로 보든 항상 눈물로 세수를 하는 극이라 일상에서 크게 감정의 기반이 없는 내게 드물게 감정을 소모하는 소중한 작품이다. 일명 오열힐링 극.
이번 시즌을 포함해 총 관람한 횟수가 꽤 많다고 생각했는데 볼 때마다 슬픈 지점이 변하거나 또 생기기도 하고, 항상 슬펐던 지점이 동일하기도 해서 매번 관람할 때마다 신기한 작품이다. 오열극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촘촘히 짜인 대본과 연출과 무대 소품, 그리고 배우들마다 특히 느낌이 다른 작품이라 여러 캐릭터를 보는 즐거움이 있는 극이다.
스포일러가 아주 중요한 극이라 극의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는 않을 테지만 마이클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감상하면 더욱 좋은 작품인 것 같다. 작 중 가장 유명한 대사인 '안소니가 사랑한대'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어떤 부분에서 나오는지 조차 모르고 갔었는데 왜 대표적인 대사가 됐는지 들으면 바로 알 수 있었다. 사랑이라는 가치와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극이다.
그리고 온 세상의 마이클들이 조금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