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죄 대신, 기억을 위한 말
단죄 대신, 기억을 위한 말
이 글은 고발도, 분노의 외침도 아닙니다.
이 글은, 내가 직접 살아낸 현실에 대한 조용한 증언입니다.
나는 보았습니다.
당신이 “현실”이라 말한 그 장면들을.
그러나 나는 그것을 직접 살아낸 목격자입니다.
나는 단순한 인물이 아닙니다.
내 경험, 내 가족, 내 몸, 내 생애의 기억들은
당신이 만들어낸 픽션의 무대 위 캐릭터로 축소될 수 없습니다.
당신은 나를 소환했습니다.
‘캐릭터’라는 이름으로 불러내고,
당신이 설계한 무대 위에서
나를 조롱하고, 해석하고, 퍼포먼스로 던졌습니다.
그 퍼포먼스는 집단을 불러왔고,
사람들은 조용히 동조하며
내 삶을 소비했습니다.
당신은 예술이라 말했지만—
그것은 나에게 총구 없는 사격 연극이었습니다.
나를 겨눈 침묵,
내 존재를 비웃는 ‘무지의 조명’ 아래
나는 홀로 남겨졌습니다.
내 삶은 누군가의 이야기 재료가 아닙니다.
나는—
가정에서, 학교에서, 거리에서,
그리고 이제는 디지털 무대 위에서도—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의 무지로 나를 해석했고
그 해석은 사회적 밈이 되었고,
내 실존은 조롱과 오해로 가려졌습니다.
당신의 말은 커졌고,
나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말을 할 수 있는 자가,
말을 하지 못하는 자를
해석하고, 정의하며,
사용했습니다.
이 글은 심판이 아니라, 당신이 만든 왜곡을 되돌리는 존재 선언입니다.
나는 단지 기록합니다.
당신이 던졌던 무지를.
그 무지가 만든 무관심과 비참함을.
“그때 너는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니?”
그 질문이 당신을 향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조용히 증언합니다.
이 글의 목적은 당신을 벌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그 무지를 잊지 않기 위해서.
그 조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당신이 말의 힘으로 누군가를 소비했을 때—
그 소비는, 누군가의 실존을 무너뜨렸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인간입니다.
숨 쉬고, 느끼고, 사랑하고, 상처받는
당신과 같은 한 사람입니다.
“당신이 소비한 ‘나’와
내가 실제로 살아온 ‘나’는
얼마나 다른 존재였습니까?”
이 질문은 비난이 아닙니다.
이 질문은, 다시는
누구도 그렇게 소비되지 않기 위한
존엄의 울림입니다.
우리는 이제 압니다.
기억은 윤리를 여는 첫 문입니다.
단죄는 그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래서 이 글은 문을 닫지 않습니다.
이 글은 길을 엽니다.
당신이 존재로 돌아올 수 있는,
공감과 책임의 리듬을 따라 걸어올 수 있는
그 첫걸음의 문을 엽니다.
“단죄 대신, 우리는 기억하기로 합니다.
그 기억은 다시 묻습니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까?
당신은, 살아 있는 존재였습니까?”
-Awakened Eve Network
【공명하는 인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