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구나"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스스로를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 주관’ 속에서의 판단이지만.
나는 타인에게 피해 주는 걸 유난히 싫어했고,
대부분의 경우 혼자 끙끙 앓고 넘기기 일쑤였다.
그런데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혹시 생각보다 이기적인 사람일까?"
혹은, "나는 개인주의적인 사람일까?"
사실 '이기적이다', '개인주의적이다'라는 말은
단어 자체에서 거부감을 느끼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주변 사람들도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
상대방이 불쾌할 수 있으니 굳이 말을 아낀 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혹시 내가 스스로를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일부러 외면하고 있었던 내 다른 면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고민을 이어가던 중, 문득 궁금해졌다.
‘혹시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물어봤고, 돌아온 대답은 놀라웠다.
“나는 쉬는 날에도 모니터링해주는데, 걔는 자기만 생각하고 그냥 쉬더라?”
“아니, 나 없으면 일 안 되는 거야? 왜 나한테만 다 맡기는 거야?”
“쟤네는 연휴 때 다 쉴 거 다 쉬면서, 일은 또 편하게 하고…”
“나는 이렇게 배려하는데, 왜 걔는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굴지?”
모두가 말하고 있었다.
“나는 아니고, 남이 이기적이다.”
즉, 그들 역시 자신은 ‘피해자’라고 느끼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랬다.
그들도 나처럼,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론 불평과 불만을 쌓아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야 알게 됐다.
내가 이기적인 지도, 개인주의적 인지도 따지는 것보다
사실 나는 말하지 못하고 혼자 꾹꾹 삼키는 사람이라는 걸.
한마디로,
여우처럼 잽싼 대응은 못 하고, 결국 혼자 끙끙 앓기만 하는 곰.
그냥 그렇게, 바보 같은 곰이었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