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누군가의 호의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마음이 나를 도우려는 진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 한켠이 조심스러워진다.
왜일까?
우리는 누구나 타인에게 기대고 싶어 하는 의존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관계를 맺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어쩌면 이름도 모르는 낯선 이에게도 마음을 꺼낼 때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려 할 때,
내 안에 미안함이나 불편함이 먼저 올라온다면,
그 사람의 마음은 나에게 닿지 못한다.
(물론 그 사람이 불편한 상대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여기서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호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마음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내가 호의를 받아도 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먼저다.
우리는 가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내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니까, 남에게 기대지 않을 거야.”
하지만 나는 말하고 싶다.
의존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그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인간다움이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그래도 돼.
그렇다면
의존이 부담스럽지 않기 위해 필요한 건 뭘까?
나는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저 사람에게 의존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를 약하게 보거나 실망하지 않을 거야.”
그런 믿음.
서로 간의 신뢰에 대한 확신.
그리고 그 신뢰를 건넬 수 있는 용기.
예전부터 의존이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누군가에게 마음을 기대는 일은 더 낯설고 조심스러울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종종
겉으로는 책임감 있고, 어떤 일이든 충실히 해내는 사람처럼 보인다.
남들의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기대를 채우기 위해 애쓰다가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자신을 자책하기도 한다.
사실은 누군가가 자신을 이끌어주고 책임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작, 호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 바람은 현실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를 책임지는 것,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누군가를 책임지는 순간이 있다면,
누군가도 나를 책임지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그게 나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
무조건적인 자립도,
무조건적인 의존도
정답은 아니다.
그 사이 어딘가,
나에게 맞는 균형을 찾아가는 것.
그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에게 기대는 일이 낯설고 어려운 사람이라면
이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어보자.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야.”
“남의 호의를 받는 것도,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사람은 그래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존재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