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해외살이

괌에서의 첫 시작, 그리고 현재의 나

by Wanda

2023년 1월 초, 나는 처음으로 괌에 도착했다.
해외여행이라곤 2022년 한 달간의 필리핀 어학연수가 전부였던 내게,

괌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다.


설렘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도착한 괌 공항.

이미그레이션과 세관을 홀로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에 긴장이

극에 달했고, 입국이 거절될까 봐 두려운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다.


다행히 이미그레이션은 무난히 통과했지만, 세관에서 문제가 생겼다.
장기 체류를 준비하며 이것저것 챙긴 짐이 너무 많았던 탓에,

캐리어 2개에 박스 3개까지 더한 짐을 들고 온 나는 결국 짐 검사를 받게 되었다.
영어가 서툴러 상황 설명도 어려웠고,

박스를 열어놓고 테이프도 안 붙여주는 직원에게 불편한 내색을 하니

겨우 테이프 한 줄씩 붙여주는 정도였다.


그렇게 우당탕탕한 입국 절차를 마친 뒤, 회사로 가는 택시에 올랐다.

다행히 매니저님이 마중 나와 주셔서 택시비를 지불해 주시고,

먼저 기숙사에 짐을 놓고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렇게 나의 험난한 해외살이가 시작되었다.


가장 큰 걱정 중 하나였던 영어.
나는 영어가 초등학생 수준이었기에 소통이 거의 불가능했고,

바디랭귀지와 직원들의 시범을 통해 겨우 일을 배워나갔다.

몸으로 부딪히며 익힌 영어는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실력도 늘었다.

하지만 타지 생활은 쉽지 않았다.


괌은 한국인뿐 아니라 미국인, 필리핀인, 차모로족,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곳이다.
낯선 문화, 익숙하지 않은 언어 속에서 일하고 살아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한국에서 내가 익히고 배운 일하는 방식과 현지 방식은 거의 정반대였다.
나는 처음엔 내가 옳다고 믿었던 한국식 방식을 고집했고,

나는 그런 현지 직원들을 이해하기보단 내 방식대로 하길 원하고, 내방식과 다르게 일하는것에 불만을 가졌다.


결국 서로 힘들고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우연히 창밖을 바라보다,

괌의 푸른 바다와 붉게 물든 일몰을 발견했다.

그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고, 그 순간 하루종일 일하며 지쳤던 마음이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드는 순간 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종종 바다에 가서 멍하니 앉아 있거나, 거리를 정처 없이 걸으며 잡생각을 비워 내게 되었다.

괌의 자연은 그렇게 내게 조용히 다가와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고,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그 경험들 덕분에 내가 변화 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 주었다.

나의 고집을 내려 놓고,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자 평생 풀리지 않을것 같던 문제들이 풀리기 시작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타국에서 생활하는 내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문화도 익히고, 영어 실력도 늘고, 소통도 조금씩 가능해졌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지만,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나는 점점 이곳에 적응해 나갈 수 있었다.

해외여행 경험조차 거의 없던 내가,

타국에서 살아보기로 결심했던 만큼, 서툴고 삐걱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은 현지 직원들과도 어느 정도 마음이 통하고,

현지 사정도 많이 이해하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나는 여전히 괌에서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이 경험이 소중한 추억이자 내 인생의 발판이 되리라 믿으며,

후회 없이 이곳을 즐기고, 미련 없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