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꽃밭

봄꽃 그리고 이야기

by 후리지아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윤석중/작사




드디어 봄, 계절도 봄, 나에게도 봄이 왔다. 개나리꽃을 보면 '나리 나리 개나리'가 입에서 습관처럼 틔어 나온다.


국민학교 시절, 동시부에 들어서 동시를 지은적이 있다. 한 번은 경시대회에 나갔는데 주제가 "꽃밭"이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시를 써서 내야 했는데, 주제가 처음 접해서 그랬던가 완성하지 못하고 제출했던 기억이 있다.


물잠자리가 도랑에 놀러 왔다가 꽃들 위를 슬쩍 비행하며 아는 체하고 떠난다.


하늘색 왕잠자리도 커다란 몸으로 비행하며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다.


백합, 백일홍, 코스모스, 봉숭아, 분꽃, 금송화, 이름 모를 꽃들도 꿀벌들이 윙윙 거리며 꿀을 따는 모습이 바쁘다 바빠!


줄무늬 날개를 가진 커다란 호랑나비가 꽃밭 위를 훨훨 멋지게 날아다닌다.


꽃밭 주변에선 개구리들이 합창을 하니 온 동네가 개구리 노랫소리로 즐겁다.


저 멀리서 우리 엄마 허리 숙이고 일하시는 모습이 꽃밭 속에 숨어있다.


오래도록 간직할 '엄마의 사진' 한 장이 어릴 적에 "꽃밭" 이란 동시를 완성하지 못했던 기억을 떠올려 줬다.


엄마가 만들어 놓은 꽃밭 속에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있는 것이 보인다.


어른이 되어서, 이제야 "꽃밭"이란 시를 완성해 본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