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판 위에서 살아낸 나의 하루

by Kate

눈 떠보니 6시다… ‘하아.. 5시에는 일어났어야 했는데..’

하루의 시작부터 내가 실망스럽다.

그러고 보니 알람은 10분마다 울렸는데…

알람을 끄는 손가락은 부지런했는데,

몸은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면 ‘자 모든 걸 30분 안에 끝내보자 ‘


말끔한 옷으로 골라 입고 화장도 하고,

부스스한 머리는…

‘에라 그냥 질끈 묶자, 엄마는 바쁘니까 '


네 명 아이들 도시락을 싼다

나름 다이어트를 좀 해보려는 내 도시락도..


6시 30분에 셋째와 막내를 깨운다.

’이 동네는 왜 어린애들이 학교를 더 일찍 가는 거야 ‘

아이들 학교 갈 준비하고 아침밥 먹고…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그동안 나는 ‘ 엄마 그거 어딨어요 ’때문에 수색대가 되거나,

어제저녁에 미뤄뒀던 설거지를 하거나,

큰 애들 학교 끝나고 집에 와서 먹을거리를 좀 만들어둔다.

1분만 여유 있어도 눈에 보이는 건 뭐든 한다.


7시 10분에 집에서 출발…

출근하는 길에 셋째와 넷째를 7시 30분쯤 학교에 내려주고

곧 스쿨버스를 탈 첫째와 둘째에게 7시 50분쯤 전화를 걸어

스쿨버스 타기 전, 짧게 힘을 주고 싶은 대화를 하고

나는 8시 10분쯤 회사에 도착한다.


우리 회사는 8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근무를 한다.

‘이 애매한 30분은 뭐지’

나도 그 용도는 모르겠다.


자리에 앉아서 업무 시작 전에

분주했던 숨 고르기로 커피 한 모금 마시며

메일 확인과 동시에 일이 시작되고

어느새 커피는 식었거나 녹았거나..

‘누가 내 커피 좀 지켜줬으면…’


이제 점심시간이다.

나의 다이어트 의지를 도시락으로 보이고는

오후시간 업무를 하면서 딸리는 기운을 과자로 채워본다.


5시 30분 땡 하면 바로 퇴근..

이 칼퇴를 위해 오전부터 바쁘게 일을 쳐냈다

이제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


첫째와 둘째는 학교가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나서

스쿨버스를 타고 집에 있을 수 있는 나이이지만,

셋째 넷째는 일찍 시작하는 만큼

학교가 일찍 끝나기 때문에

집에 아이들끼리 있을 수 없는 나이라,

학교에서 바로 애프터스쿨 센터로 이송된다.


애프터스쿨 센터에서

우리 아이들만 항상 맨 마지막에 남아있다.

다행히 둘이 연년생이라 같이 있으니까 안심이지만,

꼴찌엄마를 면해보고자 반드시 칼퇴에 스피드레이서가 된다


퇴근은 또 다른 출근이었다


두 아이를 픽업하고 집에 오면 6시 30분..

이제 아이들 운동하러 가야 한다.

한국과 다르게 여기는 방과 후 모든 활동을

부모가 직접 다 데려다주고 데리러 와야 한다.

그래서 엄마의 귀찮음 때문에

아이들 네 명 다 같은 운동을 같은 시간에 한다.

운동 마치면 8시, 다시 집에 오면 8시 30분.


이제 저녁준비를 해서 얼른 저녁식사를 한다.

아님 간단하게 스낵이라도..

아이들이 한창 클 나이라 먹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먹고 치우고 뒷정리하고 씻고 침대에 누우면

오늘 내 하루의 씨름판은 끝난다…아… 아니다..

엄마랑 이야기하고 싶은 친구가

내 옆에 누워 이야기를 풀어본다.


이것은 하루 일과나 시간의 씨름에 불과하다.

그 사이사이엔…

감정과, 관계와, 나 자신과의 더 큰 씨름이 있었다.


‘아… 너무 피곤해서 눈이 시리다…

지금은 그냥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사무실과 부엌사이, 오늘도 살아냈다.

오늘도 감사하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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