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day-33

선생님은 내 친구가 아니다.

by 신나

선생님은 내 친구가 아니다.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독감과 감기 열풍에 동참하게 되는 바람에 일주일 동안 운동을 쉬었다. 몸살감기에 장염에 생리까지 겹쳐 출근도 하루 못했으니 그야말로 몸에 기운이라곤 없었다. 지난 수업이 하체였기에 오늘은 상체다. 요즘 하체보다 상체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 기대를 품고 수업 시작. 첫 운동은 사례레였는데 내가 전에 몇 kg의 아령으로 진행했는지 물었다. 전혀 알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선생님이 가져다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서 했어서 내가 몇 kg이 가능한 지 알 수 없었다. 이 운동을 꽤 싫어할 정도로 무거웠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4kg인가? 그동안 일지를 헛으로 쓴 것 같다. 온통 힘들다, 무겁다, 아프다, 하기 싫다 불평만 늘어놓고 정작 내가 무엇을 어떤 무게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니 말이다. 운동을 싫어하는 것은 싫어하는 것이고 일단 필요에 의해하기로 결정한 이상 받아들이고 잘하려고 해야 하는데 거부만 하고 투정만 부리며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정확한 답을 못하는 내게 선생님은 일단 2kg의 아령으로 시작했다. 무게가 가볍게 느껴졌다. 아마도 나는 4kg이었던 듯하다. 일단 그래도 진행한다. 사례레는 그래도 타깃부위에 정확한 자극이 느껴지는 드문 운동이다. 팔이 어깨보다 뒤로 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팔을 뿌리듯이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누르 듯 내려준다. 팔 상완 바깥쪽이 정확히 아프기 시작한다. 두 번째 운동은 바벨 봉을 이용한 어깨운동이다. 이 운동은 처음으로 해 보는 운동이다. 벤치에 앉아 바벨을 위로 밀어내듯이 쭉 들어 올린 후 코가 닿을 듯 말 듯하게 어깨로 다시 봉을 받아 내리면 된다. 역시 힘이 세진 나는 이제 바벨이 추가되지 않은 것은 가볍다. 바로 무게를 추가해 진행. 다음으로는 내 수업의 애증의 고인 물 시티드 로우와 렛플다운이다. 먼저 렛플다운부터 진행했다. 렛플다운은 긴 바를 잡는 손의 위치가 두 선생님이 달라서 조금 혼돈이 왔다. 이전에 배울 때는 분명 표시가 있는 부분에서 엄지 손가락을 세우고 거기서부터 두 번 손바닥을 펼쳐서 잡은 것 같은데 이 선생님은 그것 보다 더 넓게 잡으라고 하셨다. 일단 광배를 비롯한 팔을 쭉 위로 뽑은 후 어깨를 먼저 눌러주고 그다음에 광배의 힘으로 팔을 내려준다. 어깨를 먼저 눌러주는 것이 포인트다. 일지를 쓰는 지금 광배가 살짝 아픈 것을 보니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힘이 세졌지만 무게를 많이 늘리지 않고 진행해서 그런지 힘들거나 하지 않았다. 이전 선생님은 무게도 그렇고 운동 강도를 너무 강하게 진행한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매일매일이 힘들었는데 그 덕분에 힘이 세져서 그런지 내 몸이 적응을 했는지 그전보다 가볍게 운동을 하는 것 같다. 너무나 생 초보 시절의 나를 담당해 울부짖음과 불평만 들으며 어르고 달래며 운동을 시키느라 고생하신 것 같아 갑자기 죄송해졌다. 마지막 운동은 시티드 로우. 뒤로 어깨를 말아내는 것이 안 된다고 하자 그 정도까지 안 말려도 된다고 가볍게 펴는 정도로만 해도 된다고 하셔서 반가웠다. 이 고질적인 어깨말기만 아니면 시티드 로우를 잘할 있으니까. 하지만 본 운동에 들어가자 역시 나의 어깨는 선생님의 터치가 필요했다. 서로 기준이 달랐던 것이다. 여자 선생님과의 운동은 궁금한 모든 부위를 다 자세히 물어볼 수 있어서 좋고 갑자기 터진 생리 때문에 부득이하게 수업을 취소해야 할 때 죄송해하지 않고 이유를 말해도 되는 것이 좋다. 다만 아무래도 동성이라 그런지 두 번째 수업만에 벌써 수다가 많아졌다. 평소 수다를 좋아하는 내 성향 탓도 있다. 내가 첫 선생님을 택했던 이유, 말이 많지 않아서가 갑자기 떠올랐다. 점점 친해지면 이러다가 수다가 운동보다 앞서게 되면 어쩌나 싶다. 하지만 수다 1-2분 한다고 운동 시간이 티 나게 줄 지는 않을 테니 일단 유대감도 쌓아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운동 가르치고 배우는 사이에 굳이 유대감까지 신경 써야 하나 싶기도 하다. 선생님은 내 친구가 아니고 내 목적은 운동 습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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