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너무 하고 싶다.
말도 안 되게 어제부터 계속 운동이 너무 가고 싶었다. 이것은 정말 처음 해보는 경험이다! 아마 이전 트레이너 선생님이 이 말을 듣는다면 "거짓말하지 마세요" 혹은 "제가 2025년 들은 말 중에 가장 믿을 수 없는 말이네요"라고 대답할 것 같다.
하지만 어제는 너무 춥고 비가 오니 어두워서 그대로 이불속으로 직행하고 말았다. 오늘 날씨도 따뜻하고 모처럼 시간이 나서 오후부터 내내 운동을 가야지 마음을 먹고 있었다. 내 움직임이 가벼운 근육통으로 오고 바로 눈에 보이게 만족감을 줄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착각을 하며 오랜만의 개인 운동에 설레기까지 했다. 이번 주는 선생님의 개인사로 수업도 없고 복습하기 딱 좋은 시기다. 머릿속으로 루틴도 생각하고 갔다. 우선 가자마자 매트 위에서 몸을 풀어주고 복습을 위해 바로 렛플다운-한 발 레그 프레스-레그 컬-팔 운동-복근운동-마무리 러닝머신 10분. 이렇게 꽤나 강도 높은 루틴을 짜고 헬스장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오늘따라 사람이 많았다. 그 어떤 기구도 내 차지가 되지 못하고 몸만 계속 풀고 기회를 노리게 됐다. 몸을 충분히 풀었는데도 역시나 기구 위의 다른 회원들은 꼼짝을 하지 않았다. 가끔 유튜브 영상에서 한 가지 기구에서 너무 많은 세트를 하거나, 기구에 앉아 쉬는 타이밍에 핸드폰을 하며 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을 헬스장 빌런으로 규정하는 영상을 재미있게 봤는데 내가 당하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일희일비의 아이콘답게 오늘 지금 내 몸이 강도 높은 운동을 원하는데 주변이 따라주지 않는다며 조급함이 났다. 할 수 없이 행잉레그 레이즈를 먼저 진행하기로 한다. 운동에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 트레이너 선생님과의 수업에서 늘 마무리로 복근운동을 했던지라 복근운동은 마지막에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하지만 상황이 이러니 별 수 없었다. 레그 레이즈는 잘 안 되는 운동은 아니지만 팔과 승모근의 힘으로 버티는 경우가 많았다. 복근과 팔이 약 6:4 정도로 꽤 팔의 개입이 컸다. 오늘은 이 비율을 10:0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굉장히 집중해서 진행했다. 최대한 복근에만 힘을 모으고 팔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호흡도 신경 썼다. 내 기분에는 잘 된 것 같다. 일단 첫 세트가 끝나고도 팔이나 어깨가 전혀 아프지 않았다. 앞 쪽 정방향과 양 측 방향까지 총 세 부위를 골고루 하려고 하니 총 9세트를 진행했다. 세트가 늘어가며 팔 개입이 들어오려고 하면 바로 멈추고 다시 진행하기를 반복해 어렵게 완료했다. 그 사이 자리가 빈 렛플다운으로 빠르게 안착. 렛플 다운은 배운 대로 팔을 쭉 뽑고 어깨부터 내리고 광배의 힘으로 내리기로 진행했다. 이 방법대로 하면 어깨가 아프지 않다. 나는 상체운동을 하면 어깨가 하체운동을 하면 앞 허벅지만 아픈 것이 늘 스트레스였는데 상체운동을 하고도 어깨가 아프지 않으니 내가 잘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대신 언제나 그렇듯이 상체는 큰 자극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음으로 레그 컬을 했는데 현재 선생님과 하던 무게인 5kg으로 작게 했다. 햄 스트링은 기구로는 자극이 잘 느껴지지 않는 희한한 부위다. 맨 몸으로 무릎을 쓸 듯이 내리는 동작이 제일 자극은 잘 온다. 별다른 감흥 없이 세트만 채우고 한 발 레그프레스로 넘어갔다. 한 발 레그 프레스는 한 번 해봤지만 잘하고 싶은 운동이 되었다. 아마도 옆 엉덩이 자극 때문일 듯하다. 신경 써서 무릎은 바깥쪽으로 발바닥 무게중심은 뒤쪽으로 호흡도 집중하며 진행했는데 아직까지는 옆엉덩이보다는 역시나 앞 허벅지에 더 자극이 온다. 이 역시 낮은 무게인 5kg으로 진행했기에 옆 엉덩이 자극을 느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세트 수를 늘려보기로 했다. 양 쪽 모두 4세트씩 진행해도 결과는 같았다. 이제 기구 운동은 다 완료했고 바벨을 이용한 팔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혼자 맨 몸 운동을 하는 것에 어색함과 창피함이 있어 선뜻 진행하지 못했다. 정말 나이를 이렇게 먹어도, 어느덧 8개월을 헬스장을 드나들어도 극복하지 못한 병이다. 그래도 오늘 운동을 많이 한 것 같아서 마무리로 경사로 러닝머신을 빠른 속도로 1km 걷고 미련 없이 헬스장을 떠났다. 나도 러닝머신을 걷기가 아닌 뛰는 걸 해보고 싶은데 근력 운동을 마치고 하려니 기운이 없어 아직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헬스장을 더 자주 오면 러닝머신만 30분 뛰고 가도 될 텐데 그 빈도가 참 잘 안 늘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