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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21. 2023

브런치는 거대한 일기장일까 소박한 작품집일까

오늘도 브런치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브런치는 꼭 화수분 같습니다. 무언가가 끊임없이 나오고 이어집니다. 이야기가 마르지 않는 샘입니다. 그저 일상의 고만고만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또 저마다의 매력이 있습니다. 혹자는 이런 것도 글로 쓰고 브런치 메인에 올라오냐고 혀를 끌끌 찹니다.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막상 제목을 눌러 글을 읽어보면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가 가득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게 브런치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에 톡 쏘는,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깊이 우러나는 맛이랄까요.


이런 슴슴하고 그저 그런 이야기(?)를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요?

슴슴하단 이야기는 건강함을 떠올리게 하고, 그저 그런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건강한 일상'이 녹아 있는 글. 그러한 글이 가득한 곳이 바로 브런치입니다.


세상엔 자극적인 이야기와 매 순간이 특별한 곳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SNS나 동영상 플랫폼을 가보시면 됩니다. 온 감각과 흥미를 끌어들이는 콘텐츠들이 무궁무진합니다. 자칫 한 번의 클릭으로 그 콘텐츠에 빠져들면, 한두 시간은 우습게 지나갑니다.


자극적인 이야기와 콘텐츠는 힘겨운 삶을 사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도피처가 되어줍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벗어나 도피처에만 숨어 있게 되면 삶은 오염됩니다. 해야 할 일을 미뤄두고 몇 시간이고 동영상에 빠져만 산다면 그 결과가 어찌 될지는 모두 잘 아실 겁니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즐기고 난 후 몰려오는 공허함과 허탈함도 많이 느껴보셨을 거고요.


쉽게 손이 가는 곳엔 그렇게 공허함과 허탈함이 있습니다.

브런치는 좀 다릅니다. 어찌 보면 밋밋하고 뻔한 일상 이야기가 있어 그리 손이 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브런치는 우리에게 도피처가 아닌, 내 일상을 돌아보게 해주는 거울이나 돋보기가 되어 줍니다. 같은 일상이라도 다르게 보는 수많은 브런치 작가님들 덕분에, 저는 오늘도 다양한 관점으로 삶을 되돌아봅니다.


브런치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글쓰기'입니다.

읽는 것도 좋지만 쓰는 게 더 좋은 플랫폼입니다. 자극적인 글을 쓰거나, 뭔가 있어 보이는 글을 쓸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내어 놓으면 됩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글쓰기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어 놓는 것이다'라는 걸 브런치가 잽싸게 알아채고 어떤 글이든 받아주는 겁니다. 제가 브런치에 계속해서 글을 쓰고, 또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는 이유입니다.


그러니, 저는 다른 작가님들의 내어 놓은 글을 보고 잘 썼다, 못썼다를 재단하는 게 아니라 내어 놓은 그 과정을 응원하고, 글이라는 결과를 숙독합니다.


브런치는 어찌 보면 일기장에 가깝습니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내어 놓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이 모여 '작품'이 됩니다.


보통 사람의 글이 작품이 되는 마법과도 같은 브런치라는 공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자극적인 맛이 만연한 이 시대에 브런치 글을 보시고, 또 브런치에 글을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입니다.

내 일상의 이야기가 작품이 되는 그 과정을 오롯이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거대한 일기장이 소박한 작품집이 되기를, 온 체중을 실어 응원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함께 써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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