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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19. 2023

브런치 구독자 한 명은 SNS 팔로워 백 명과 같다.

브런치에서만큼은 오로지 '글쓰기'에 집중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만약, 여러분이 여행을 간다면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대답하기에 광범위한 질문이므로, 다음의 두 장소를 제시해 보겠습니다.


첫째, 예쁘고 멋있는 사람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곳

둘째, 나의 일상과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절망마저 느껴지는 곳


여행이라면 아마도 당연히, 무조건 첫째 장소를 택할 겁니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는 지긋지긋한 일상을 떠나기 위해서일 테니까요. 여행은 일상의 절망을 잊기 위해 선택하는 여정입니다. 여행에는 절망이 없습니다. 없어야 합니다. 가장 멋진 것을 보고, 가장 맛있는 걸 먹고, 가장 좋은 걸 느끼고 와야 합니다.


그러나, 여행은 언젠간 끝이 납니다.

끝이 있어야 여행인 겁니다. 돌아올 곳이 있기에 여행은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여행에 나섰다가, 결국 집에 돌아와 그것을 찾게 됩니다. 집과 일상에서 우리는 비로소 더 많은 걸 깨닫습니다.

돌아옴이 전제되어야 여행은 성립됩니다.


SNS는 위에서 언급한 첫 번째 여행지를 돌아다니는 느낌입니다.

그 어디에서도 절망을 볼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멋있고 예뻐 보입니다. 나만 빼고 다 소고기를 먹고, 나만 빼고 모두 해외 여행지의 유명한 건축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다만 절망이 있다면, 그걸 보는 나일 겁니다.


그러나 브런치는 좀 다릅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브런치엔 절망도 있습니다. 마치, 위에서 말한 두 번째 여행지와 같죠. 브런치에 절망이 있는 이유는 일상의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애써 필터를 사용하지 않은 글들이 한가득입니다.


글을 읽는다는 건 여행과 같습니다.

내 일상을 잠시 떠나,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 속으로 떠나는 여정인 겁니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화려하고 멋있고 흥미로운 것들이 가득한 곳으로 달려가는 게 마땅할 겁니다.


그런데, 나와 다르지 않은 일상이 가득하고 게다가 절망까지 있는 곳에 기어이 여행을 온 사람들. 바로 브런치 독자님들입니다. 그분들께서 내 이야기를 읽어 주신다는 건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보고 즐길게 많고, 좋은 것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내 일상과 생각 그리고 느낌이 담긴 글을 읽고 구독자가 되어주신다는 건 그래서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저는 그래서 브런치 구독자 한 분은 SNS 팔로워 백 분, 아니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브런치를 시작하셨다면, 구독자수와 조회수에 연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정 마음이 힘드시다면, 현재 구독자수나 조회수에 100 또는 1,000을 곱해보셨음 합니다. 그렇게 잠시 마음을 달래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보다 글쓰기입니다.


브런치는 기본적으로 광고나 수익 그리고 키워드 등에 휘둘리지 않고 내 이야기를 쓸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입니다.

절망이 있을지언정, 내 개인의 이야기가 빛을 발하고 진실성이 확보되는 비결입니다. 내 글을 누가 읽어 주기나 할까, 내가 글을 쓸 수나 있을까 하던 두려움은 여기저기서 꺼내어 놓는 일상과 절망에 대한 글을 보며 사라집니다. 오히려 용기가 생깁니다. 아, 나도 쓸 수 있겠구나!


종종, 브런치엔 이미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다고 글쓰기를 주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브런치'라는 이름 그 자체가 보통의 음식도 멋있게 내어 놓는 것처럼, 보통 분들의 글도 멋있게 내어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브런치에 가셔서 멋있는 글 하나를 골라 보세요. 나의 일상과 다르지 않은 글들이 그득할 겁니다.


브런치는 개인 브랜딩을 하기에 아주 좋은 도구이자 친구입니다.

그러나, 구독자수나 조회수를 목적으로 한다면 브런치를 계속해서 이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브런치라는 좋은 수단의 목적은 오로지 '글쓰기'입니다.


오늘 몇 명의 구독자가 늘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브런치 덕분에 오늘도 글 하나를 써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인 제가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출판하게 된 모든 게, 다 브런치 덕분입니다. 구독자 수나 조회수보다는 글쓰기를 목적으로 묵묵히 걷다 보면 구독자수나 조회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쌓이고 쌓인 글은 결국 나의 자산이 되고 언젠간 빛을 발하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SNS나 블로그에선 팔로워 수나 구독자 수에 연연하셔도 됩니다.

그래야 합니다. 그러나, 브런치에서만큼은 오로지 '글쓰기'에 집중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나 자신을 기초부터 다시 쌓아 나간다고 생각하시고, 하나하나 작은 돌들을 놓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구독자수와는 맞바꿀 수 없는 나만의 브랜드가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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