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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26. 2023

'브런치 북'부터 만들면 안 되는 이유

'글' → '브런치 매거진' → '브런치 북' 순으로, 제발요!

브런치를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두 가지 기능


저는 글쓰기와 브런치 강의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했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글쓰기는 개인 고유의 영역이고, 또 브런치는 그리 어렵지 않은 플랫폼이기에 제가 어떤 가치를 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는 걸 강의를 하면 할수록 깨닫게 됩니다.


이야기한 대로, '브런치'는 그리 어려운 플랫폼이 아닙니다.

글쓰기를 누르고, 글을 쓰고, 발행하면 됩니다. 물론, 작가 등록이라는 과정이 있긴 하지만 이 부분은 개인이 넘어야 할 산이자 오히려 자신을 돌아보고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브런치 합격 후입니다.

기능이나 사용법이 어려운 건 아니지만, 브런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겁니다. 그 취지나 의도를 잘 모르고 사용하면 글쓰기는 멈추게 됩니다. 나와 결이 맞지 않다거나, 돈이 안된다거나, 구독자수가 빠르게 늘지 않는다거나 하는 회의감에 사로 잡히는 겁니다.


저는 브런치를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브런치를 이해하려면 두 가지 기능만 우선 알아두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바로,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입니다.


'글' → '브런치 매거진' → '브런치 북'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시면 글을 그냥 쌓아 두실 수 있고, 아니면 '브런치 매거진'에 카테고리화하여 모아둘 수 있습니다.

'브런치 매거진'은 한마디로 하나의 큰 폴더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안에 동일한 주제의 글을 꾸준히 모아가는 겁니다. 브런치 용어(?)로는 이를, '브런치 매거진을 발행하여 글을 연재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글 개수는 상관없습니다. 쓸 이야기가 많다면 얼마든 쓰실 수 있습니다.

'브런치 매거진'은 하나의 큰 폴더입니다. 매거진을 만들어 글을 연재하면 됩니다.


자, 그렇다면 '브런치 북'은 뭘까요?

제가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땐, '브런치 북'이 없었습니다. 2019년 7월 경에 브런치가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명실상부, '브런치 북 공모전'까지 생기며 그 중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예전엔, '브런치 매거진'을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셨다면, 요즘은 '브런치 북'을 보시고 연락 주실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겁니다.


'브런치 북'의 본질을 알기 위해 브런치 팀의 제작 의도를 먼저 보는 게 좋겠습니다.

브런치 북은 작가 스스로 기획하고 완성한 '오리지널 초판'입니다.

편집자나 출판사 또는 매체 등 누군가의 손길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온전히 기획하고 쓰고 묶어 완성해 내는 것이 '브런치 북'입니다. 작가는 브런치 북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가장 명확히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다가 주제가 선명해졌을 때, 또는 의도대로 글을 묶고 싶을 때 글을 선별해 목차를 구성하고, 제목과 표지를 따로 만들어 완성 작품으로 발간해 보세요. 한 편의 글과 그 글이 묶인 브런치 북의 읽는 시간을 계산해 드리며, 독자가 브런치 북을 완독 할 수 있도록 읽던 지점을 기록하는 이어 읽기 등 최적의 읽기 경험을 제공합니다.  

선명한 기획 의도와 깊은 주제 의식이 녹아든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다시 읽을 만한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by 브런치 팀


'브런치 북'은 '브런치 매거진'과 모양새가 다릅니다.

마치 하나의 책과 같습니다. 작가가 직접 기획의도와 대상 독자를 밝히고, 목차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브런치 북'은 브런치가 작가에게 자신의 책을 기획해 보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자, 여기서 주목해야 할 브런치팀의 문구가 하나 있습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다가 주제가 선명해졌을 때...'


여기에 제 해석을 더하면 아래와 같은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 글

2. 브런치 매거진

3. 브런치 북


'브런치 북'부터 만들면 안 되는 이유


'브런치 북'은 명확해진 주제를 카테고리화하여 핵심을 요약한 하나의 '책'입니다.

요약을 하고 핵심을 추려냈다는 건 그 이상의 소스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바로 '브런치 매거진'입니다. 다시, 매거진은 '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글'을 모으고 '브런치 매거진'으로 카테고리화하고, 핵심 메시지와 주제를 선별하여 '브런치 북'을 발행하는 것이 수순입니다.

최근, 브런치 공모전을 '브런치 북'으로 응모하다 보니 글을 쓰기보다 '브런치 북'부터 발행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걸 보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브런치가 아닌 다른 곳에 글을 많이 모아 두고 있다면 그나마 괜찮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수순을 밟아가고 계신 거니까요.


그렇지 않은 분들을 위해, '브런치 북'부터 만들면 안 되는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첫째, '글쓰기'와 '책쓰기'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합니다.


제가 지겹도록 강조하는 바입니다.

'글'이 모여 '책'이 된다는 당연한 진리를 무시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브런치 북'도 하나의 책으로 본다면, 글쓰기를 건너뛴 '브런치 북'은 온전할 수 없습니다. 차곡차곡 쌓은 글을 매거진으로 정리하고, 브런치 북으로 엮어 세상에 알린다면 보람을 느낄 것이나, 브런치 북 하나 달랑 발행하고 나면 마음이 헛헛할 겁니다.


왜냐하면, 브런치 북은 한 번 발행하면 글을 덧붙일 수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일회성'으로 끝나고 마는 것이죠. 글의 결실, 매거진의 내용이 요약되어 브런치 북을 만들어야 하는데 부실한 결실만 떡 하니 내어 놓는 모양새가 되는 겁니다.


'글'이 본질입니다.

'글'이 '브런치 매거진'이 되고, '브런치 매거진'에서 내가 정말 더 큰 목소리로 내고 싶은 글을 모아 '브런치 북'을 만드는 게 순서란 걸 다시 한번 더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 생성엔 제한이 있습니다.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은 각각 30개씩만 생성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섣불리 '브런치 북'을 마구(?) 발행하면 나중에 '브런치 북'을 통째로 삭제해야 합니다. '브런치 매거진'에서 '브런치 북'으로 옮겨진 글은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꾸준히 글을 쓴 게 매거진이 되고, 더 알리고 싶거나 '브런치 북 공모전'에 승부수를 던질 때 '브런치 북'을 만들어야 합니다.

'브런치 북 공모전'을 위해 '브런치 북' 대 여섯 개를 급조하여 제출한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물론, 수상자 명단에 그분들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그분들은 이리 해도 안된다는 허무함만 느끼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분들께,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은 각각 30개까지만 만들 수 있다는 것과, '브런치 북'보다는 '글'을 좀 더 쌓아 놓으시라는 팁을 드리고 싶습니다.


셋째, 출판사는 '브런치 북'만을 보지 않습니다. '글'과 '매거진'도 함께 봅니다.


저는 지금까지 여덟 권의 책을, 한 번의 투고 없이 브런치를 통해 연락받아 출간을 했습니다.


저에게 연락을 주신 출판사 에디터님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제 글 하나만 보고 연락을 주신 게 아니라는 겁니다. 작가와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이리저리 검색을 하시던 중, 제 글을 만나셨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연락하자고 결심한 순간은 바로 제 브런치를 방문하셔서 쌓여 는 글들과 그 안에 있는 저의 생각, 그리고 세계관을 보신 후라고 말씀하십니다.


만약, 브런치 북 하나 보고 흥미를 느껴 브런치에 왔는데 글이 별로 없거나 다른 글들이 별로라면 어땠을까요?

다시, 본질은 '내 글'입니다. '내 생각'과 '내 세계관'입니다. '브런치 북'은 이 모든 걸 담기는 힘듭니다. 말 그대로 '요약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토록 '브런치 북'을 먼저 만들지 말라고 열변을 토하는 이유는 바로 '꾸준한 글쓰기'를 이어가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대로, '브런치 북'에 매몰되면 '글쓰기'가 아니 '책쓰기'가 되고 본질과 수단이 전도되고 맙니다. 더 무서운 건, '일회성'으로 끝나 글쓰기는 멈추게 되고, '브런치 매거진'으로 풀어냈다면 무한의 글이 쏟아졌을 소재가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먼저, '글'을 많이 쓰시고 차곡차곡 쌓으시면 좋겠습니다. 그 글들을 '브런치 매거진'으로 카테고리화하시기 바랍니다. '브런치 매거진'의 성격이 명확해졌을 때, 주제가 선명해졌을 때, 좀 더 세상에 정제되고 요약된 나의 목소리를 알리고 싶을 때. 그때, '브런치 북'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그럼, 분명 제가 말이나 글로 설명할 수 없는 보람과 기대하지 못한 기분 좋은 결과를 맞이하실 수 있을 겁니다.


P.S

다음 글에선,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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