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발성레슨에서 얻은 깨달음
저는 노래하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20살 한창때에는 "노래 잘한다"는 말을 곧잘 들었고, 지금도 제가 활동하고 있는 합창단의 정기 연주회에서 솔로 파트를 맡아 매년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노래실력이 보통보다는 조금 낫겠거니 하고 여기며 오랜기간 합창단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내 노래에 대한 부족함을느끼고 있었고 언제나 제 안에서는 "노래를 잘하고 싶다", "칭찬받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누군가가 제 노래를 듣고 '좋다'고 해주는 날이면,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 콧노래를 부르곤 했습니다.
어릴 적 저는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산과 들을 뛰어 다니며 놀때에도 항상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이 제 일상이었습니다, 국민학교 입학식 날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손을 번쩍 들고 나가서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 기억도 있습니다. 어머니는 그날을 떠올리며 “너 때문에 얼마나 창피하던지…” 하시곤 했지만, 저는 그만큼 자연스럽게 노래와 늘 함께 놀고 있던 아이였습니다.
그렇게 노래는 늘 제 삶과 함께였지만, 제 노래 실력은 어느 선에서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이걸로 밥 벌어 먹을 것도 아닌데…”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늘 있었습니다. 지금껏 한 번도 제대로 레슨을 받아본 적은 없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저희 찬양대 지휘자이신 장로님께서 미국 텍사스에 계신 음대 교수님과 인연이 있었는데, 그 교수님이 한국에 의료 서비스 받으러 잠시 왔다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저희 찬양대를 위해 발성 세미나를 열기로 한 것입니다. 이전에도 찬양대 세미나를 몇 번 들어봤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 두 시간짜리 세미나가 저에게는 터닝포인트가 돼 줄것 같습니다.
그 교수님은 정말 실제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해서 기억해 두어야 할 두 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1. 호흡 – 억지로 들이마시지 말 것
노래할 때의 호흡에 대해 기존에는 폐 앞쪽, 등까지 숨을 넣고 70% 정도의 숨을 활용하라든지 하는 복잡한 이론들이 있었지만, 교수님은 “숨은 편하게 쉬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억지로 어깨를 들썩이며 깊게 숨을 들이마시려 하면 망하는 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분은 자신이 숨을 쉴 때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숨을 쉰다고 했습니다. 대신, 중요한 건 ‘힘을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예를 들어, 휘트니 휴스턴이 고음을 낼 때 배가 앞으로 나오듯이, 엉덩이·허벅지·발가락까지 힘을 주고 배가 튀어나오는 그 느낌, 마치 화장실에서 힘을 주는 느낌으로 노래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호흡은 자연스럽게, 그러나 하체는 단단히 힘을 주고, 배에 확실히 압력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2. 혀의 위치 – 입안에 계란을 품은 듯이
두 번째는 혀의 모양과 위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아’ 발음을 할 때는 혀끝을 아랫니에 붙이고, 입안에는 계란이 하나 들어있다고 상상하며 계란을 깨뜨리지 않게 발성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혀뿌리와 입천장 사이 공간을 동그랗게 유지하면서 말이죠.
에, 이, 오, 우 같은 다른 발음에서도 이 ‘계란 공간’을 유지해야 하며, 특히 ‘이’ 발음할 때는 입모양이 납작해지며 계란을 깨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에와 유사하게 소리를 내면서 혀를 아랫입술에 붙여 내밀 듯이 모양을 만들어 발성하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발성법을 연습하니, 마치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평소에 안 쓰던 근육들이 움직이며 광대뼈와 혀뿌리, 배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합창단 연습 때 이 발성법을 적용하려고 노력했지만, 조금만 정신을 놓으면 금방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그만큼 몸에 체화되지 않았다는 뜻이겠지요.
저는 지금, 이 배움을 ‘이론’에만 그치지 않고 몸으로 체득해 가는 과정에 서 있습니다. 이 세미나를 통해 배운 연습법이 저에게 주먹구구식 노래를 벗어나 한 단계 올라서게 되는 출발점이 되게 했으면 좋겠고, 완전히 몸에 익을 때까지 꾸준히 연습할 수 있게 되어서 이제는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나 노래 정말 잘한다' 는 느낌이 들도록 발전해 나갈수 있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