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멈춰버린 시간
상담실 기록
오늘 상담실 문을 연 것은 스물여덟 살 한지민 씨였습니다.
그녀는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들어왔습니다.
"상담 부탁드립니다. 저는... 저는 성폭행 피해자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습니다.
"삼 년 전 일입니다. 대학교 삼 학년 때요."
지민 씨는 마스크를 벗지 않았습니다.
"과 선배였습니다. MT에서 술을 마셨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다음 날 일어났을 때 옷이 벗겨져 있었습니다. 몸이 아팠습니다."
지민 씨는 손을 떨었습니다.
"그 선배가 옆에 있었습니다. 웃으면서 말했어요. 어젯밤 좋았다고."
"저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날부터 제 시간은 멈췄습니다."
지민 씨는 가방에서 서류를 꺼냈습니다. 고소장이었습니다.
"경찰서에 갔습니다.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물었습니다. 정말 강간이 맞냐고. 술을 마시고 합의한 거 아니냐고."
지민 씨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저는 말했습니다. 의식이 없었다고. 동의하지 않았다고."
"경찰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왜 그 선배랑 같은 방에 있었냐고. 조심하지 그랬냐고."
"제가 조심하지 못한 게 잘못인가요."
지민 씨는 눈물을 닦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몸을 다 보여줘야 했습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증거 수집이래요."
"저는 수치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참았습니다.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지민 씨는 휴대폰을 꺼냈습니다.
"과 단톡방에서 소문이 퍼졌습니다."
"지민이가 선배를 고소했대. 성폭행이래."
"그 순간부터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지민 씨는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했습니다. 술 마시고 놀아놓고 나중에 고소하는 거 아니냐고."
"어떤 사람은 말했습니다. 선배 인생 망치려고 작정했다고."
"어떤 사람은 말했습니다. 지민이가 평소에 옷을 야하게 입고 다녔다고."
지민 씨의 손이 떨렸습니다.
"아무도 저를 믿지 않았습니다."
"선배는 인기가 많았습니다. 착하고 잘생기고 성적도 좋았습니다."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그 선배가 그럴 리 없다고."
"저는 거짓말쟁이가 됐습니다."
지민 씨는 눈을 감았습니다.
"학교에 갈 수 없었습니다."
"복도를 걸으면 사람들이 수군거렸습니다."
"저 애가 선배 고소한 이래. 조심해 술 마시면 고소당해."
"강의실에 들어가면 자리가 비었습니다. 아무도 제 옆에 앉지 않았습니다."
지민 씨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과 친구들이 저를 따돌렸습니다."
"단톡방에서 저를 내보냈습니다. 과제 정보도 안 알려줬습니다."
"한 친구가 제게 말했습니다. 네가 선배를 용서하면 모든 게 끝날 거라고."
"고소를 취하하라고 했습니다."
지민 씨는 주먹을 쥐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제가 왜 용서해야 하나요."
"결국 휴학했습니다. 학교에 다닐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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