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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분위기를 바꾼 동네 김밥집, 보스김밥 브랜딩

김밥계의 우두머리 연남동 김밥 전문점 <보스김밥> 프랜차이즈 브랜딩

by 스프레드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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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웍스의 정은우 대표가 총괄한 김밥계의 우두머리 ‘보스김밥’. 지난 10월 연남동에 문을 연 이곳은 김밥과 미역국 세트로 입소문을 타며 단숨에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어요.

무분별한 프랜차이즈 확장보다 지역 상권의 활력에 집중하는 것이 제1원칙. 스프레드웍스는 멤버들과의 기호와 각 F&B관계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50가지 이상의 메뉴를 제안했습니다, ‘맛’만큼은 확실히 자신 있어요.

오픈과 동시에 줄이 끊이지 않는 이곳. 사람들이 매일 아침 ‘오픈런’을 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PART.1 맛집 인플루언서가 와서 먹는다고 잘 되는 시기는 이제 지났어요.


Q. 오픈한 지 이제 한 달, 매일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들었어요. 어떤 전략을 고민했나요?


정은우 대표(이하 은우): 지금까지 홍보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았어요. 김밥은 특별한 날에 먹는 외식 메뉴가 아니라 ‘일상식’이잖아요. 처음부터 보스김밥 대표님은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당근마켓 커뮤니티에 올린다거나, 지역민에게 50% 할인하는 등의 행사를 했죠. 가오픈 기간에 연습 삼아 만든 김밥을 근처 상가나 주민분들에게 나눠드렸어요. 마케팅비 500만 원을 쓰는 것보다, 일주일간 50% 할인 행사를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을 하셨어요.


Q. 실제로 반응이 좋았나요?


은우: 엄청났어요. 정식 오픈하고 나서, 그 동네에 보스김밥 사거리라고 불리게 되었을 정도예요. 일시적인 오픈빨이나 인플루언서 덕이 아니라 동네 지역 주민의 지지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오픈 준비 중에 찾아오신 어르신들과 손님들에게 늘 따뜻하게 대하다 보니, 그게 진심으로 느껴지니까 동네 할머님들이 반찬을 싸다 주시기도 해요. 평범한 프랜차이즈 김밥집인데도 어느새 동네 사랑방같은 공간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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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듣기만 해도 따뜻해지네요. 그래서일까요, 메뉴 구성에서도 ‘세심함’이 느껴졌어요.


은우: 제일 기본 메뉴가 보스김밥(당근감자채김밥) + 미역국 세트, 4,900원이에요. 보통 분식집 가면 우동 국물 나오잖아요. 나쁘진 않지만 신경썼다는 느낌은 안 들죠. 그런데 미역국은 좀 달라요. 대부분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니까요. 사소하지만 그 한 그릇이 보스김밥만의 특별한 인상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Q. 김밥이라는 익숙한 메뉴 안에서 보스김밥만의 차별점이 궁금해요.


은우: 집에서 자주 먹는 반찬, 그러니까 ‘집밥’을 김밥으로 풀었어요. 당근감자채 김밥, 한우 불고기 김밥, 닭도리김밥 같은 메뉴들이요. 누구나 한 번쯤 먹어본 조합이잖아요. 김밥은 10대부터 90대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음식이에요. 동네 지역 상권에는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져 사니까,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좋아할 수 있는 메뉴를 많이 제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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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F&B 브랜딩과 프랜차이즈 브랜딩은 달라요.


프랜차이즈는 아무리 멀리 퍼져 있어도 결국 공통의 세계관을 공유해야 해요. 쉽게 말하면, 아웃백 같은 패밀리레스토랑을 생각해보세요. 서울이든 부산이든 어디를 가도 똑같은 경험을 주잖아요. 저가 커피 전문점도 마찬가지예요. 가성비 커피 브랜드지만, 청담동에도 있고 달동네에도 있어요. 이건 곧 ‘확장성’이 핵심인 모델이라는 뜻이에요.


반대로 일반 F&B 브랜드는 소비자 경험, 접객 방식, 공간의 디테일까지 훨씬 세밀하게 신경 써요. 프랜차이즈가 ‘브랜드의 생각’을 보여주는 구조라면, F&B는 ‘고객의 경험’을 만들어내는 구조죠. 결국 프랜차이즈의 본질은 얼마나 확장 가능한가, 그중에서도 캐주얼한 일상 메뉴에 범용적으로 작동하는 핵심 요소는 ‘가성비’에요. 그 누구도 싸고 맛있고 양 많은 곳을 싫어하지 않으니까요.


Q. 단순히 가성비만 좇을 순 없을텐데요.


은우: 가성비는 당연하고 플러스 알파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보스김밥 대표님이 정말 직관적인 분이에요. 이전에 대형 프랜차이즈를 운영해보신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어떤 사업이든 소액이라도 매일 소비가 일어나는 것에 대한 관심이 크세요. 김밥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맛있고, 가성비 있고, 거기에 유쾌해야 해요. 나아가 “우와!” 하는 포인트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죠.


Q. 그게 뭘까요?


은우: 예를 들면 저가 커피 전문점에 가면 일반 아메리카노가 있고, 빅사이즈로 더 큰 사이즈의 압도적인 스타일의 메뉴를 구성하잖아요. 보스김밥도 김밥만 팔면 단순하지만, 미역국을 세트로 구성하니까 더 대우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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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히려 단순한 게 차별화가 되는 것 같아요.


은우: 보스김밥 대표님은 브랜드 네이밍도 직관적으로 접근하셨어요. 누구나 아는 단어인데 강력하고, 시장을 점유할 것 같은 이름이요. 그 안에서도 당연히 해당 업계에서 쓰이지 않는 단어를 찾아 조합하죠. 요즘은 괜히 어려운 스페인어나 프랑스어를 섞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 방식 보다는 한 번 들으면 절대 안 잊히는 이름을 선호하셨죠. 그래서 나온 이름이 ‘보스김밥’이라는 이름이었어요. 이름만 들어도 힘이 있잖아요. 김밥에서 제일 맛있는 게 ‘꼬다리’니까 그걸 재해석해서 김밥계의 우두머리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을 풀어냈죠.


Q. 일반적인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와는 확실히 다르네요.


은우: 프랜차이즈는 첫 인상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오랜 시간 공들인 게 매장 파사드에요. 좋은 이미지든, 강한 이미지든, 한 번 보면 머리에 꽂혀야 해요. 보스김밥의 전략은 ‘주변에 있을 법한데 낯선’ 느낌을 주는 게 핵심이에요. 신생 브랜드지만, 어딘가에서 본 듯한 익숙하게 만드니까 한 번 눈에 띄면 반드시 기억에 남아요. 그래서 매장 오픈할 때 엑스배너 8개를 병풍처럼 세워서 3km 멀리서도 시선이 한 번에 확 들어오게 만들었어요.




PART 3. 프랜차이즈 브랜딩은 ‘인류애’가 전부다


평소에 프랜차이즈를 엄청 해보고 싶었어요. 하나가 잘 되서 퍼지는 경우는 많은데, 애초에 프랜차이즈로 계획된 브랜드는 흔하지 않으니까요. 프랜차이즈 기획은 어떤 지점이 다를지, 어떻게 완급 조절을 하면 좋을지를 많이 생각했어요. 직접 해 보니까 프랜차이즈는 진심, 인류애가 전부더라고요. 철저하게 입지를 고려하되, 사람 마음을 이끌어서 오게 하는 거죠. 소비자에게 몰입해서, 소비자가 어떻게 하면 편의를 얻을 수 있을지 본질 자체를 깊이 있게 고민했어요.


Q. 그 고민의 해답은 뭐였나요?


은우: 프랜차이즈를 하게 되면 가장 중요한 건 ‘확장화’라고 생각하잖아요. 저도 처음엔 그랬고요. 그런데 실제로 해 보니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로컬성’이에요. 결국 한 지역에서 진짜로 잘 돼야 그 다음이 생겨요. 단순하게 확장화, 구조화만 생각하면 넥스트가 없을 수도 있어요. 동네에서 줄 서는 가게가 되야 프랜차이즈로 커질 수 있어요.


Q. BX 설계부터 그래픽, 공간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전부 진행하셨는데, 어땠나요?


은우: 가장 저희가 초점을 맞춘건 ‘얼마나 김밥스럽냐’였어요. 전체적인 BX 설계, 디자인, 그래픽, 매장 공간 인테리어까지 ‘김밥’에서 가져온 디테일로만 풀었어요. 보스김밥의 로고도 밥처럼 퐁실퐁실한 형태로 만들었어요. 로고만 봐도 밥알 하나하나가 모두 느껴지죠. 매장 문 손잡이는 김밥의 속재료의 스트라이프 패턴에서 따오고, 공간 소재들도 김밥의 질감과 대비를 반영한 부분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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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요?


클라이언트와 함께 메뉴를 먹어보면서 들었던 말이 있는데요. “바사삭하게가 아니라 바삭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비슷해 보여도 두 단어가 의미하는 건 완전히 달라요. 실제로 먹어보면 ‘이건 바삭하네, 저건 바사삭한데’ 바로 알 수 있고요. 그 피드백을 들으면서 미묘한 차이를 읽고 시각적으로 잘 해석하는 게 관건이었어요.


Q. 특히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은우: 맞아요. 주방 배치만 12번 바꿨어요. 배기 위치부터 설비, 일하는 사람들의 동선까지 하나씩 다 설계했어요. 그 외에도 디테일하게 신경 쓴 부분이 많아요. 손님이 줄을 섰을 때 해가 어느 방향에서 비치는지, 낮과 밤의 조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계산했죠. 테이블 위에 쟁반을 올렸을 때 여백이 얼마나 남는지, 숟가락, 젓가락 통을 둘 건지 말 건지,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 전부 동선 안에서 다시 짜야 했어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이 결국 공간의 완성도를 결정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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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이유가 있나요?


은우: 보스김밥은 소수의 마니아를 위한 브랜드가 아니에요. 김밥이라는 음식 자체가 이미 ‘보편적인 일상식’이잖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특정 세대를 타깃으로 한 콘셉트나 취향을 걸러내지 않았어요. 대신, 모든 세대가 ‘이 집 괜찮다’고 느낄 수 있는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했어요. 누가 와도 불편하지 않고, 언제 와도 익숙하게 느끼는 공간. 그 안에서 김밥이 조금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경험을 설계한 거예요. 결국 보스김밥의 힘은 디테일한 보편성에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막상 해보면 누구도 쉽게 못 만드는 그 지점이요.


Q. 보스김밥이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었으면 하나요?


은우: ‘누구나 편하게 올 수 있는 맛있는 동네 김밥집’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하루 한 끼가 떠오를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그런 브랜드요. 보스김밥 대표님이 스프레드웍스 없었으면 오픈 못했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어요. 지나가던 손님이 “보스김밥 덕분에 이 동네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늘 창작자의 입장에서 생각했는데, 이번엔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를 끝없이 고민했어요. 그 과정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로고가 멋있고, 공간이 예뻐서 기억되는 브랜드가 아니라 김밥이 진짜 맛있어서 기억되는 브랜드. 보스김밥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람들 일상 속에 자리 잡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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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웍스는 보스김밥의 F&B 프랜차이즈 디자인을 비롯해 벤슨, 희녹, 노티드, 다운타우너 등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브랜딩 전략부터 공간, 패키지, 디지털 콘텐츠까지 전방위 디자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감정과 태도를 시각화하고,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채널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확장하는 데 강점을 가진 팀이에요. 스프레드웍스 홈페이지 내 포트폴리오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디자인으로 말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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