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람이 일 년 내내 멈추지 않는 어느 섬의 가장자리에, 늙은 석공이자 양탄자 장인인 노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노인의 집 마당에는 거친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나즈막한 돌담이 둘러져 있었고, 그 안쪽 작업실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교한 양탄자가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완벽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한 젊은 예술가가 노인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노인이 쌓은 돌담을 보고 고개를 가웃거렸습니다.
"어르신, 이 돌담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습니다. 돌과 돌 사이가 빈틈투성이군요. 시멘트를 발라 빈틈을 꽉 메워야 바람을 제대로 막아주지 않겠습니까?"
노인은 허허 웃으며 거친 돌의 감촉을 손끝으로 쓸어내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섬에는 유례없는 태풍이 몰아쳤습니다. 젊은 예술가는 견고하게 세워진 마을의 높은 담장들이 맥없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하지만 노인의 돌담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날카로운 바람의 칼날이 돌담의 빈틈 사이로 스르르 빠져나갔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담장과 싸우는 대신 그 틈을 통해 노래를 부르며 지나갔고, 돌담은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대신 슬쩍 길을 터주며 제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노인은 작업실에서 마지막 실 한 가닥을 꿴 양탄자를 젊은이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양탄자는 눈이 멀 정도로 화려한 문양과 비단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젊은이의 날카로운 눈에 아주 작은 결점 하나가 포착되었습니다. 대칭을 이루어야 할 기하학적 문양 중 한 곳이 미세하게 뒤틀려 있었던 것입니다.
"어르신, 이토록 완벽한 양탄자에 어찌 이런 실수를 남기셨습니까? 이 흠 하나가 전체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노인은 조용히 차를 따르며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페르시아의 흠'이라 부른단다.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신만이 완벽할 수 있다는 겸손의 고백이지.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단다."
노인은 젊은이의 손을 이끌어 양탄자의 그 뒤틀린 문양을 만져보게 했습니다.
"너무 빽빽하게 짜인 양탄자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의 장력에 못 이겨 뒤틀리고 만단다. 이 작은 흠 하나가 숨구멍이 되어, 실들이 서로를 압박하지 않고 숨을 쉬게 해주지. 돌담의 틈새로 바람이 지나가듯, 이 양탄자의 결점을 통해 사람의 마음이 드나드는 것이란다."
젊은이는 어젯밤 무너진 마을의 견고한 벽들과, 여전히 건재한 노인의 성긴 돌담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사람 역시 스스로의 빈틈을 인정할 때 비로소 타인의 슬픔이 스며들 자리가 생긴다는 것을, 그리고 그 빈틈이야말로 삶이라는 거센 풍파 속에서 자신을 무너지지 않게 지탱해 주는 가장 강인한 힘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노인은 다시 실을 잡았습니다. 그가 새로 시작한 양탄자에는 여전히 비어 있는 틈과 의도된 흠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그 양탄자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따뜻하고 견고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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