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의 어느 고요한 밤, 승리자의 영광을 기리는 거대한 대리석 동상이 광장 한복판에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그 발치에는 리트리버 탱고가 앉아, 밤바다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과 누군가의 거친 숨소리를 듣고 있었죠.
그곳에는 경기를 2등으로 마친 육상 선수 '아리스'가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밤 정과 망치를 들고 나타나, 자신을 패배자로 느끼게 만드는 우승자의 동상을 조금씩 파내고 있었습니다.
질투와 시기라는 독이 그의 심장을 갉아먹고 있었기에, 동상이 깎여 나갈수록 그의 영혼도 함께 문드러지고 있었죠.
탱고는 아리스의 발치에 머리를 대고 슬픈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아리스, 멈추세요. 당신이 지금 무너뜨리고 있는 것은 저 돌덩이가 아니라, 당신 자신의 삶이에요. 1등의 이름에만 귀를 기울이느라 당신이 흘린 고귀한 땀방울의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군요. 질투라는 파편은 동상을 무너뜨리기 전에 먼저 당신의 마음을 조각내고 말 거예요."
하지만 아리스의 귀에는 탱고의 목소리도, 밤의 평화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직 동상을 쓰러뜨려야 한다는 일념뿐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밤, 마침내 지지대가 약해진 거대한 석상이 굉음을 내며 아리스를 향해 쏟아져 내렸습니다.
탱고는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난 광장에서, 동상 아래 깔린 아리스를 바라보며 마지막 지혜를 건넸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동상이 무너진 순간 죽었다고 말하겠지만, 사실 그는 질투와 시기가 시작된 그날부터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던 거예요. 타인의 빛을 시기하느라 자신의 촛불을 꺼버린 대가는 너무나 가혹하군요. 만약 당신이 2등이라는 결과 뒤에 숨은 '성장'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았다면, 저 동상은 당신을 짓누르는 흉기가 아니라 당신의 투지를 응원하는 이정표가 되었을 텐데 말이죠."
탱고는 아침 해가 떠오르는 광장을 떠나며 생각했습니다.
우리 삶에서 시기와 질투를 '아웃'하고, 대신 작은 것에 만족하는 마음을 채워넣는 것.
그것이야말로 무거운 동상에 눌리지 않고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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