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에서 어른까지

by pinggu

한때 극장을 강타했던 ‘스파이더맨 노웨이홈’을 봤다. 마블코믹스 멀티버스 세계관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입소문을 많이 탔는데, 재밌었다는 건 인정하지만 초중반 내용에서 손에 쥔 모든 것을 잃지 않으려 하는 주인공의 모습 때문에 답답함을 느꼈다.

스파이더맨은 결국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일관하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만다.


누구나 무언가를 선택하며 살아간다. 삶의 갈림길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시간은 비가역적이기에 나머지 선택지는 모두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선택이라 해봤자 학교 끝나고 뭐할지 정도가 가장 큰 고민인 그들이 그런 걸 알까?

대부분 포기를 거부하며(어쩌면 포기라는 개념이 뭔지도 모른채) 생각없이 결정하고, 자라면서 그에 대한 책임을 부모가 지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성인이 된 이들은, 부모의 울타리를 벗어나야 하기에 스스로 선택하고 나머지를 포기하며 책임을 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울고 웃으며 고통스런 현실에 순응하게 되고, 그렇게 성인이 된다.


스파이더맨 역시 아이처럼 무엇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놓지 않는다’는 선택으로 인한 결과를 책임지게 되는데, 그가 하필 성인과 청소년의 경계에서 이러한 고난을 겪는 것이 흥미로웠다.


마치 감독이 주인공에게 ‘어린애 생떼는 여기까지, 이제 넌 성인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아이가 진짜 어른이 되려면 포기할 줄 알고,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작중 주인공의 나이를 그렇게 설정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진정한 성장은 포기할 줄 알게 될때 이뤄진다는 것.


그 유명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대사가 영화에 등장한다. 큰 힘은 없지만 항상 선택과 포기를 반복하며 결정을 책임지는 평범한 어른들이, 진정한 영웅 서사를 걷는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감독이 주려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가의 이전글38,000원으로 받는 일론 머스크의 인생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