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
몇 번의 고백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였다.
그렇지만 선의라고 믿고
연락을 계속 주고받았다.
왜 그렇게나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나지 않았을까.
그건 나 자신을 좋아하지 못해서였다.
비교를 싫어하지만
남들과 비교하자면
나는 사랑을 하면 안 될 이유들을
빼곡히 적어낼 것이고,
그걸 모아 논문으로 낸다면
박사가 될지도 모른다.
내 사랑은 이기적인 ‘나’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기적이더라도,
진정 이게 ‘나’인 걸 부정할 수는 없다.
홀로 방아쇠를 당기기엔
용기가 없는 삶 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사랑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더 이상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날에,
끝내 꺼지지 않는 불씨를 감싸며,
내게도 언젠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