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일을 자동화하고, 운영 리스크를 줄이는 실전 가이드
게임 출시를 앞두고 게임 사업팀은 누구보다 긴장합니다.
"서버는 버텨줄까?", "유저 이탈은 없을까?",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공지하지?"
이러한 질문들은 단순한 우려가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게임이 런칭 직후 예기치 못한 서버 다운, 유저 이탈, 대응 지연 등으로 큰 타격을 입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다릅니다. AI와 ML을 활용하면, 이러한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운영 업무를 사전에 자동화할 수 있고, 게임 사업팀은 더 전략적인 판단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게임 런칭 직전에 자동화 가능한 핵심 운영 업무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우리 게임 런칭을 앞두고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고', '어떻게 작동하며', '실제로 누가 쓰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게임 런칭을 앞두고 가장 두려운 순간은 수많은 유저가 몰리는 첫날입니다. 서버는 버틸 수 있을지, 특정 구간에서 유저가 튕기진 않을지..
이런 불안감으로 과거에는 수십 명의 QA 인력으로 수백 대 기기를 활용하거나 전사 공지를 통해 많아도 몇 백명 단위의 동시 접속 테스트를 했습니. 하지만, 이 방식은 시간이 오래걸리고, 수천-수백만명 수준의 대규모 시뮬레이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런칭시 대규모 동시 접속이 발생하는 게임 업게에서 해당 시뮬레이션을 필수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런칭 전 대규모 동시 접속 관련 실험을 해왔습니다. 2020년 6월 VALORANT의 글로벌 런칭시 진행한 테스트 도 해당 실험의 일부입니다.
Riot Games는 VALORANT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기 전, 수백만 명의 동시 접속에도 안정적으로 게임이 운영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하네스(harness)’라는 전용 테스트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유저 로그인, 파티 생성, 총기 스킨 설정, 큐 진입, 상점 이용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가상 유저’를 생성합니다. Riot은 AWS 서버 인프라를 활용해 하네스를 수백 개 컨테이너에 배포하고, 하나의 테스트 서버에서 최대 1만 명 이상의 유저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여 이를 해 200만 명이 동시 접속하는 상황을 재현해 테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실제 게임 서버는 사용하지 않고, 게임 플레이 없이 접속과 매치 흐름만을 흉내 낸 ‘모의 서버(mock server)’를 사용한 결과였습니다.
또한, Riot은 각 서비스별로 과부하나 장애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기 위한 모니터링과 자동 경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데이터 저장 구조를 안정성 있게 설계해 플레이어 정보를 기능별로 분산 저장했습니다. 이러한 테스트를 통해 Riot은 출시일 직전 200만 동시 접속을 무리 없이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실제 출시일에는 큰 문제 없이 게임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Riot은 이 경험을 통해 대규모 게임 플랫폼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실전에서 입증했습니다. 해당 실험은 오늘날 고도화된 AI 모델의 기반이 됐습니다. (*출처: Scalability and Load Testing for VALORANT, Riot Games, 2020)
그리고, 이제는 AI가 유저 역할을 대신합니다.
과거 유저들이 실제로 게임에서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어느 시점에 어떤 버튼을 눌렀는지, 어떤 상황에서 결제를 했는지를 AI가 학습합니다. 이렇게 학습한 데이터로 수천 명의 가상 에이전트를 만들고, 이들이 게임에 동시에 접속해 플레이합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강화학습 기반 시뮬레이션 모델입니다.
강화학습은 AI가 '보상을 받으며' 최적의 행동을 학습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퀘스트를 완료하면 보상을 주는 식으로 유저의 플레이 흐름을 재현하도록 훈련하는 것입니다.여기서 '보상 (reward)' 란 실제 유저 행동을 잘 모방하거나, 목표 상황을 충실히 재현하도록 유도하는 가상의 점수 체계입니다. 말하자면, AI에게 "이렇게 행동하면 잘하고 있는 거야"라고 알려주는 기준이죠. 게임 동시 접속 시뮬레이션에서 주는 보상 설계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러한 AI 유저들은 단순히 접속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유저처럼 걷고, 전투하고, 상점에 들르고, 결제까지 합니다. 이를 통해 서버의 병목 구간이나 예상치 못한 지연 상황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많은 게임회사에서 실행되고 있는 AI 시뮬레이션 테스트 관련 간단한 구조도를 보여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런칭 이후라고 사업팀의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 업데이트나 월정액 상품 출시를 앞두고,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걸 유저가 좋아할까?", "업데이트 이후 이탈하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제는 AI가 유저의 과거 행동을 분석해 미래의 반응을 예측합니다.
핵심은 유저가 과거에 어떤 행동을 했고, 그 결과로 이탈했는지 또는 결제를 했는지를 '정답 데이터'로 주고 AI를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이 방식을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 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월정액 팝업을 본 유저 → 3일 내 결제했다"
"튜토리얼 완료 후 유저 → 1일 내 이탈했다"
이런 식의 행동-결과 데이터를 수천~수만 건 학습시켜 패턴을 발견하게 합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자주 사용되는 모델은 LSTM(Long Short-Term Memory)이라는 시계열 기반 AI입니다. LSTM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유저 행동 변화에 강한 예측력을 보여주며, 특히 이탈 예측에 많이 쓰입니다.
예측이 가능해지면, 실제 서비스 운영 방식도 바뀝니다.
이탈 가능성이 높은 유저에게만 선별적으로 리텐션 보상을 제공하거나
결제 확률이 높은 시점에 딱 맞춘 팝업을 띄울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이미 국내 게임사에서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MMORPG <오딘>의 장기적인 운영을 위해 AWS와 협력하여 머신러닝 기반의 LTV(Lifetime Value) 예측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각 유저의 LTV를 예측하여, 특정 유저군의 LTV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면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맞춤형 이탈 방지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오딘>은 하루 약 300GB의 로그 데이터를 생성하며, 로그인, 레벨업, 결제, 커뮤니티 참여등 다양한 활동 데이터와 유저 프로필을 활용해 유저의 행동 패턴과 성향을 입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카카오게임즈는 AWS Glue를 활용해 로그 데이터를 자동으로 가공하고, Amazon SageMaker Pipelines를 통해 머신러닝 모델의 학습, 성능 비교, 등록 과정을 모두 자동화한 후 예측된 LTV는 SageMaker Batch Transform을 통해 주기적으로 산출하는 2단계 모델을 만들었고,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모델을 재학습 했습니다. 그리고, 이 결과는 운영 전략 수립에 활용했습니다.
또한, 전체 워크플로우는 AWS CDK(Cloud Development Kit)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어, 향후 다른 게임에도 손쉽게 재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처럼 완전관리형 ML 플랫폼과 자동화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조합해, 실무에 적합한 AI 예측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예측 시스템은 운영팀이 유저와의 관계를 조율하고, 타이밍을 맞춰 전략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의사결정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출처: How Kakao Games automates lifetime value prediction from game data using Amazon SageMaker and AWS Glue, AWS 기술 블로그, 2023)
런칭 직후, 가장 당혹스러운 상황은 '유저가 불편을 겪고 있는데, 내부에서는 아무도 모를 때'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만 결제 실패율이 급증했거나, 응답 지연이 발생했는데 아무도 감지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AI는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빠르게 감지합니다. 이때는 비지도학습(Unsupervised Learning) 기법이 활용됩니다. 비지도학습은 '정답'을 따로 주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정상 패턴을 학습하고, 그와 다른 이상값(anomaly)을 찾아냅니다.
예를 들어,
평소 결제 성공률이 98%였는데 오늘 오전 갑자기 72%로 떨어지거나
응답 시간이 100ms에서 500ms로 치솟으면
이런 상황을 자동으로 '이상'으로 인식하고, 실시간으로 운영자에게 알립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AI가 직접 로그를 분석하고 요약 리포트를 생성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는 LLM 기반의 생성형 AI 모델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7월 15일 오전 10시, 서울 리전에서 DB 응답 지연 발생. API 실패율 27% 증가. 원인: 커넥션 풀 과부하. 대응: RDS 리소스 확장 필요." 이런 식의 요약 보고서가 자동으로 생성되어, 운영자는 로그를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고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게임 사업팀이 반복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문서 중 가장 많은 시간이 드는 것 중 하나가 패치 노트 업데이트와 장애 대응 가이드입니다. 개발자가 남긴 Git 커밋, Jira 이슈 내용을 읽고, 이를 유저가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바꾸는 일은 시간도 걸리고 실수도 잦습니다.
그러나, 생성형 AI(GenAI)가 이 업무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LLM (대형 언어 모델)은 수천 개의 개발 내역을 읽고, 유저 친화적인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예를 들어,
"채팅 필터 기능 개선"
"이벤트 기간 설정 오류 수정"
"신규 맵: 설원 협곡 추가"
이런 식으로 자동으로 정리해 배포 노트 형식으로 출력합니다.
장애가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RAG 기술을 활용하면, AI가 내부 매뉴얼 + 실시간 로그 + 과거 대응 이력을 종합해 '지금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자동으로 안내해줍니다.
예를 들어, "1단계: 서버 재시작 → 2단계: DB 연결 상태 확인 → 3단계: 유저 공지 게시" 이런 식의 대응 절차가 텍스트 또는 챗봇 형태로 운영자에게 제공됩니다.
실제로 이상탐지와 장애 대응과 관련된 내용은 많은 게임사에서 AIML기술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문제가 생긴 후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미리 징후를 감지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체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넥슨은 2024년과 2025년에 AWS와 함께 게임 운영 자동화를 목표로 두 가지 실험적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2024년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내부 시스템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운영 챗봇'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내 서버 상태 어때?"라고 물으면, 여러 시스템의 정보를 AI가 연결해 바로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이 시스템은 AWS의 Amazon Bedrock을 기반으로 구축되어 다양한 백오피스 도구를 통합해 실무자가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테스트 결과, 응답 속도는 기존보다 4배 빨라졌고, 운영비도 약 40% 절감되었습니다. (*출처: LLM 에이전트 길들이기, NEXON, AWS for Games AI Roadshow, 2024)
2025년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 ML을 활용한 실시간 장애 탐지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기존에는 관제 인력이 여러 지표를 직접 보면서 이상 여부를 판단했지만, 이 시스템은 서버에서 수집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AI가 자동 분석해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원인까지 설명해주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전투 서버의 CPU가 급증했으며, 관련된 디스크 사용량도 함께 증가 중입니다"처럼, 이상 현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려 하니, 모든 게임에 일괄 적용하기에는 구조가 너무 무거웠고, 실시간 대응이라는 조건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넥슨은 이 시스템을 '사전 경고 시스템'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갑작스러운 문제를 포착하는 모델과, 천천히 진행되는 하락을 잡아내는 모델을 함께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이상을 미리 감지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시간대에 동시 접속자 수가 평소보다 빠르게 줄어들거나,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형태를 보이면, AI가 이를 감지해 운영팀에 알립니다. 또, 서버 문제뿐 아니라 커뮤니티에서 "접속이 끊긴다"라는 글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함께 모니터링해 종합 리포트를 자동 생성해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뀐 시스템은 실제 현업 환경에서 '장애 알림 속도는 빨라지고, 오탐은 줄이며, 운영팀의 리소스를 줄여주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무엇보다,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상 징후를 하나의 대시보드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실무자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제시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ML로 여는 관제 자동화, NEXON, AWS for Games AI Roadshow, 2025)
AI가 단순히 기술적 도구를 넘어, 실제 운영팀의 '눈'과 '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소개한 모든 기술은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데이터만으로 시작할 수 있고, 반복 업무를 줄이면서 운영 리스크를 낮춰줍니다.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AI는 복잡하고 반복적인 일을 빠르게 대신해주는 든든한 동료입니다. 게임 런칭을 앞둔 지금, AI와 함께 더 전략적인 운영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이제 AI를 활용한 런칭 준비도 끝났으니 본격적인 라이브 운영을 위한 AIML 활용법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위 내용은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문에서 언급된 기업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