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하늘나라 가고 싶어
요즘 아이는 부쩍 '하늘나라'에 관심이 많다.
하늘에 나라가 있느냐고 물었고
가보고 싶다고 한다.
어떻게 생겼는지 누가 살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본다.
글쎼-
어떻게 설명을 해야 덜 충격적이게
진실과 동심을 지켜주며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적절한 대답을 찾지 못해
매번
"엄마 아빠도 안 가봤어~(당연한 이야기..)"와
같은 말로 얼버무렸다.
/
하루는 차에서 작은 블록을 떨어뜨려
줍지 못해 속이상하다며, 죽고 싶다고 한다.
(나는 운전 중이었고 차에는 우리 둘 뿐이었다)
죽고 싶다니..
블록을 못 주워 속상해서 죽고 싶다니..
순간 아이의 입장은 헤아리지 못하고
나의 시선으로 너무 화가 나고 속이 상했다.
아무리 모르는 나이라 하더라도
자식의 입에서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충격적이었다.
고요한 순간이 얼마나 지속됐는지 알 수 없지만
한참만에 입을 뗐다.
/
"아들, 죽고 싶다는 게 뭔지 알아?"
"뭔데?"
"..."
"???"
"......."
"?????????"
"죽는다는 건 ,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거야.
엄마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볼 수 없고
음... 돈가스도 못 먹는다는 거야
자동차도 갖고 놀 수 없고 수영장도 못 가는 거야"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긴 침묵 끝에 고작 한다는 설명이 돈가스를 못 먹고
자동차를 갖고 놀 수 없다는 협박 아닌 협박이라니..
"그래??"
아이는 굉장히 가벼웠다.
마치 아니면 말고 하는 식이었다.
"응 그러니까 그건 굉장히 무거운 단어야.
함부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말이 아니야."
"알겠어 근데 하늘나라는 죽으면 가는 곳 아니야?"
아,,,,,,
너.... 하늘나라가 정말 가보고 싶구나...
그렇게 말하면 엄마가 마치 키즈카페 가듯
유치원 끝나고 하늘나라에 가보자고 할 줄 알았던 거니
"맞아 , 근데 하늘나라는 진짜 하늘이 아니고 우리 마음이야.
누군가 돌아가시면 우리 마음속에 들어오시는 거지.
그리고 우리 마음속에서 사는 거야.
그러니까 하늘나라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도 실제로 가볼 수도 없어
돌아가신 왕할머니를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하는 거야
왕할머니를 아들 마음속 하늘나라로 보내드리는 거지
누구나 마음에 하늘나라가 있으니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마음속으로 볼 수 있고
궁금한 게 생길 때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답도 알려주시고 그래"
(하, 어렵다.)
/
"마음속이 하늘 나라야?"
"응 해주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그랬지? 하늘나라에 가셨다고.."
"맞아 하늘나라에서 천사들이 데려가셨대"
"그래 해주 할머니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데려가 주신 거야"
/
설명이 됐을까?
/
아들아. 아직 그 무게를 느낄 필요 없어
그 무게가 나이가 들어간다고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거든
오히려 더 무거워지는 법이란다.
그만..물어봐줘 현명한 대답을
찾지 못하겠으니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