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거리의 구조
거대한 건축물이나 단단한 다리도 계절의 온도 변화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여름에는 팽창하고 겨울에는 수축하죠. 그 피할 수 없는 변화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면 구조물은 스스로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설계자는 일부러 구조를 끊어둡니다. 그 의도된 틈을 우리는 신축이음이라 부릅니다. 사람 사이도 비슷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밀착될 때, 우리는 역설적으로 서로의 무게에 짓눌려 금이 갑니다. 상대가 무거워서가 아니라, 그 하중을 받아낼 여백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고립과 독립의 한 끗 차이가 결정됩니다. 고립은 타인과 나 사이에 세운 단절된 벽입니다. 차갑게 식어 혼자 굳어가는 상태죠. 반면 독립은 여백을 둔 채 함께 걷기입니다. 뜨겁게 팽창할 때 서로를 찌르지 않고, 차갑게 수축할 때 서로를 당겨주기 위한 지적인 설계입니다. 많은 이들이 멀어지면 끝나는 것 아닐까 하고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신축이음은 단절이 아닙니다. 오히려 구조 전체를 살리기 위해 의도된 숨구멍입니다. 어쩌면 오래가는 관계는 서로를 꽉 붙잡는 악력이 아니라, 서로를 숨 쉬게 하는 적절한 거리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신의 틈은 타인을 밀어내는 '벽'인가요,
아니면 함께 살기 위한 '신축이음'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