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짝꿍 종필이
4부 2화. 짝꿍, 종필이
5학년이 되면서 짝꿍이란 개념이 조금 달라졌다.
늘 여자친구들과만 짝을 지어 앉았던 교실 풍경에 변화가 생겼다.
처음으로 남자아이와 나란히 앉게 된 것.
처음이라 그런지 쑥스럽고, 당황스럽고, 약간은 긴장도 됐다.
내 짝은 종필이었다.
운동장 쪽 동네에 살던 아이.
말 그대로 개구쟁이였다.
늘 까무잡잡한 얼굴에 장난기 가득한 눈빛,
쉬는 시간마다 어딘가에서 우당탕탕 소리가 나면
십중팔구 종필이가 끼어 있었다.
그런 종필이와 나는 교실에서 한 책상을 마주하게 됐다.
진지한 말투의 선생님께선 "앞으로 서로 도와가며 잘 지내보자"라고 하셨지만
내 속마음은 '이게 뭔 일이람'이었다.
여자친구들과 나눴던 조용한 수다, 눈빛만 봐도 통했던 그 느낌은
종필이와는 도무지 맞질 않았다.
같은 반인데도, 다른 별에서 온 사람 같았다.
종필이는 쉬는 시간만 되면 펜 뚜껑으로 총놀이를 하거나
공책 구석에 괴물 그림을 그리며 "봐봐, 이거 멋지지?" 하고 물었다.
난 고개만 끄덕이고 다시 내 할 일로 돌아왔다.
조금 어색했고, 조금은 서먹했고, 가끔은 재미있었다.
종필이와의 짝 생활은
어쩌면 내가 처음으로 겪는 '사이'에 대한 연습이었는지도 모른다.
서로 다르고 낯설지만, 같은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일.
그게 어릴 땐 복잡한 감정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서로의 세계를 살짝 들여다보는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종필이는 내게 "여자애들은 왜 그렇게 말이 많아?" 하고 묻곤 했고,
나는 속으로 "남자애들은 왜 이렇게 가만히 있질 못할까?"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서로를 궁금해하고
때론 부딪히고
또 어느 날은 웃으며 같은 방향을 바라봤다.
그 시절 내 짝꿍, 종필이.
우리는 서로의 세계에
처음으로 한 발짝 들어서본
그 ‘사이’의 첫 주자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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