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이야
39화. 집 앞이야
다시 전화가 울렸다.
이번엔
벨이 울리기도 전에
미화의 가슴이 먼저 반응했다.
“집 앞이야.
나올래?”
그의 목소리는
늘 그랬듯
결정된 상태였다.
물어보는 말이었지만
이미 와 있는 사람의
톤이었다.
---
미화는
창문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가로등 아래,
익숙한 차.
익숙한 그림자.
정말
집 앞이었다.
---
“왜 말도 없이 와?”
미화가 물었다.
“보고 싶어서.”
그는
여전히
간단하게 말했다.
---
미화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가지 말아야 할 이유는
너무 많았고,
나가야 할 이유는
늘 하나였다.
그가
거기 서 있다는 것.
---
“안 내려와도 돼.”
그가 말했다.
“그냥…
불만 켜져 있는 것만 봐도 돼.”
그 말이
미화를
더 괴롭게 했다.
---
미화는
외투를 집어 들었다.
이성은
늦었다고 말했고,
경험은
또 상처받을 거라 경고했고,
몸은
이미 현관 앞에 서 있었다.
---
문을 열고 나가자
밤공기가
한 번에 밀려왔다.
그는
차 옆에 기대 서 있었다.
피곤한 얼굴,
하지만
미화를 보는 순간
조금 풀리는 표정.
---
“왜 이렇게 말랐어.”
그가 먼저 말했다.
그 말에
미화는
웃지도,
대꾸하지도 못했다.
---
“들어갈까?”
그가 물었다.
그 질문은
집을 말하는 건지,
관계를 말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
미화는
잠시 그를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잠깐만 걷자.”
---
그는
아무 말 없이
미화 옆으로 섰다.
둘은
말없이
집 앞 골목을
천천히 걸었다.
서로의 팔이
스치기만 해도
심장이 먼저 반응했다.
---
미화는
알고 있었다.
이 남자는
언제나
이렇게 나타나
자신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또 사라질 수 있다는 걸.
그런데도
지금 이 순간만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
그가
걸음을 멈추고
미화를 바라봤다.
“나 요즘
너 없으면
좀 이상해.”
그 말이
고백인지,
습관인지
미화는
묻지 않았다.
---
대신
속으로만
조용히 생각했다.
이상해지는 쪽은
늘 나였는데…
그리고
그 생각을
말하지 않은 채
다시
그와 함께
밤길을 걸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