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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품추구

기억의 불, 공(空)의 트랙

— 그러나 그 무엇보다 무상(無常)한 방식으로

by kmu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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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상은 AI 입니다




불타는 시간의 조각


손끝에서 녹아내리는 플라스틱,
안쪽에서 타들어가는 자화된 리본.
그 속엔 한때의 목소리,
한때의 노래,
한때의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모든 것은
불꽃의 리듬 속에서 사라지고 있다.




소리의 죽음, 침묵의 탄생


불교에서 소리는 ‘공(空)’의 메아리다 —
나면 곧 사라지고,
사라지면서 존재를 증명한다.
이 카세트는 그 순환의 상징이다.
소리가 불타며 사라질 때,
침묵이 그 자리를 채운다.
무(無)는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의 첫 박동이다.




기억의 불길, 집착의 연소


불길은 잔인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정직하다.
기억을 태우며 욕망을 덜어내고,
과거를 사라지게 하며 현재를 드러낸다.
이 장면은 파괴가 아니라 정화다 —
남는 것은 형체가 아니라,
불빛 아래 남겨진 ‘순수한 흔적’이다.




그 타오름의 끝에서


테이프의 플라스틱이 녹아내리고,
손은 여전히 그 열을 감싸 쥔다.
그는 버리지 않는다.
그저 놓아 보낼 뿐이다.


그 불빛의 끝에서 —

우리는 창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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