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그 무엇보다 고요한 방식으로
그녀는 자신을 바라본다.
아니, 거울이 그녀를 보고 있다.
빛은 얼굴의 결을 따라 흐르고,
그 끝에서 눈빛이 멈춘다.
표정엔 슬픔도 분노도 없다.
단지 생각이 멈춘 얼굴.
그 침묵이 가장 진실하다.
불교에서 말하는 ‘지관쌍운(止觀雙運)’ —
멈춤 속에 관조가 일어나고,
관조 속에서 마음이 멈춘다.
그녀는 꾸미는 중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닦는 중이다.
거울은 더 이상 반사가 아니다.
그녀의 눈빛 안에서
세상이 잠시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