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9화 손을 맞잡은 새벽

효자 흉내내는 아들의 작은고백

by 수미소

“오늘도 또다른 토요일, 효도란 작은 흉내를 내기 위해 나는 다시 길을 나선다.”




시골에서는 젊은 시절 일을 많이 하신 분들이 대부분 관절을 남기지 못한다.

마을 경로당에 가보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은 어르신이 거의 없다.


나의 어머니도 결국 그 길을 걸으셨다.

무릎이 닳아 더는 걸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수술은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

수술 전날,

어머니는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옆집 할머니도, 건너마을 아재도 다 하고 나았으니 괜찮을 거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 평온한 얼굴 뒤에 깃든 두려움을.

하얀 수술복을 입고 병상에 누워 계신 모습은 내게 낯설고도 서글펐다.


평생 나보다 강하고 단단하다고 믿었던 분이 이제는 의사와 약에 기대어야 하는 환자가 되었다는 사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수미소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매주 주말, 85세 어머니를 뵈러 시골로 향합니다. 된장국 냄새, 고추밭의 흙내음, 말 없는 인사 속에 담긴 사랑을 기억하고 기록합니다. 어머니 앞에 서면 나는 다시 아들이 됩니다

21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6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8화8화 밤을 지키는 후레쉬 불빛, 자식들을 위한 농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