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친정집 반려견이 유방암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오빠는 그 일로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반려견 미니가 수술을 포기했다면 더 오래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에 오빠는 계속해서 후회하는 것 같았고 나는 그런 오빠가 안타까웠지만 오빠는 미니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 모습이 잊히지 않고 죽기 전 힘들어했던 시간들을 단축시켰을 수도 있는데 못해준 게 너무 많은 것 같다며 가슴속 깊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그 일로 공황장애증세까지 얻어 약을 먹고 있다고 하니 한 생명을 보내고 애도의 기간이 얼마나 긴지 새삼 깨달은 나는 현재 키우고 있는 푸들에게 더없이 정이 가고 반면 녀석을 너무 가까이 두고 키우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오빠가 말하길 특히 잠잘 때 곁에 끼고 자게 되면 나중에 그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견딜 수가 없다고 하니 그도 이해가 되고 몇 년 전 잠시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 녀석의 빈 공간이 컸던 기억에 더더욱 거리를 두게 된다고 해야 하나 어째서 사랑하는 시간이 충만할수록 헤어지는 시간이 고통스러운 건지 후회 없이 사랑하면 여한 없이 보내줄 수 있다는 말도 있던데 그건 단편적인 생각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