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사춘기 아이가 어릴 때 동화책 <무지개 물고기>를 들고 와서 "엄마, 이 책은 좋은 동화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길래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만의 소중한 비닐을 지키고 싶었는데 동화 작가는 그런 무지개 물고기만의 생각을 인정해주지 않고 나눔을 강요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대답해서 나는 그런 아이의 생각에 일리가 있다고 말해줬는데 문득 동화책이 아이들에게 도덕성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려되었고 돌아보면 내가 특별히 좋아해서 눈물까지 찔끔했던 동화책 중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는 정작 아이가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았던 기억이 났으며 아이 어릴 적 가장 좋아했던 책은 바로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였음을 기억해냈고 어른들이 동화책을 만들 때 대상이 누구인지를 생각하고 아이의 시선에서 동화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