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어도 못하겠는 일 중 하나!
몇 년 전 필요함을 느껴 치매검사예약을 했었다.
그러나 검사 전 뇌 이상유무 확인이 우선인 것 같아 뇌 MRI사진을 먼저 찍었었다. 어라... 뇌동맥류 2개가 있다. 다행히 크기도 작고, 파열될 위험도 적기에 매년 MRI 검사하며 살펴보면 된다 한다.
이를 계기로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제일 간단하면서도 쉬운 "빠르게 걷기"를 선택했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운동"이다. 태어나서 운동이라고는 한 적 없는 사람이다.
그러니 "빠르게 걷기"조차도 만만치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래 버티지 못했다. 몇 개월 만에 그만둔 것이다.
그래서인가. 50 넘으니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생전 양말이라고는 신어본 적 없는 나였는데 발이 시려 양말을 안 신을 수 없게 되었고,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나였는데 이젠 한여름에도 따뜻한 커피만 마신다. 게다가 온몸이 안 아픈 곳이 없고, 당뇨에 고지혈증까지, 이젠 정말 운동해야 함을 느꼈다.
그러나 속된 말로 죽기보다 싫은 게 운동이니 그 어떤 운동이 구미에 당기겠는가?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골프, 수영, 검도, 복싱, 요가, 필라테스, 발레, 에어 로빅, 아쿠아 로빅, 자전거, 달리기까지 그 무엇도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어떤 운동하는 40대를 보았다. 순간 '앗... 저거다. 저거'하며 내 마음에 그 운동이 확 꽂혔다. 왜? 도대체 왜? 지금도 알 수 없다.
여하튼 집 근처에서 성인을 받아주는 학원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았다. 안타깝게도 없다. 1:1 수업이라도 할까 생각하였으나 많은 면에서 부끄럽고 부담스러워 그만두었다.
그런데 계속 마음이 쓰이는 거다. 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드는 거다. 그래서 다시 여기저기 찾아보았다. 이런, 이런... 지하철로 3코스나 가야 성인반 있는 학원이 있다.
흘러넘치는 귀찮음에 젖어 사는 게으른 내가 지하철 타고 그곳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고민하기를 한 달. 계속 마음이 가는 나를 발견하고는
등록했다. 다음 달부터 운동 시작한다. 과연 어디까지,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