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

by yuri

‘완벽한 신입’을 강요하는 사회, Z세대의 탈출구는 해외?

요즘 한국 사회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단연 Z세대인 것 같습니다. 기성세대에게는 때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보를 단순히 '개성'이나 '특이성'으로 단정 짓기보다는, 이들이 발 딛고 있는 사회적 현실의 반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바로 해외 취업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입니다. 과거에는 소수에게만 해당되던 해외 진출이 이제는 많은 젊은이에게 보편적인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기초 과학 전공을 선택한 젊은이들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한국을 떠나는 선택을 합니다.


‘경력 같은 신입’을 강요받는 현실

Z세대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 사회의 ‘경력 같은 신입’을 원하는 분위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대학 입시부터 취업까지, 모든 과정에서 끊임없이 '준비된 인재'가 되기를 요구받습니다. 단순히 명문대 졸업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전공 지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인턴십, 프로젝트 경험, 자격증까지 갖춰야만 겨우 '경쟁력'이라는 이름표를 달 수 있죠.

이러한 숨 막히는 압박감은 대학 진학에 대한 인식까지 바꿔놓았습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같은 이른바 '인서울' 명문대가 아니라면, 차라리 해외 대학에 진학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요즘 대학 역시 고등학생에게 전공 관련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요구합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전공 관련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공부 시간을 쪼개가며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합니다.

이는 단순히 '탈한국'을 외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가 제공하지 못하는 '성장 기회'에 대한 절박한 갈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인력난을 호소하면서도, 막상 신입에게 투자하고 가르치는 것을 꺼리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뉴스에서 종종 보도되듯, 한국보다 급여가 비슷하거나 낮은 일본에서 먼저 경력을 쌓은 뒤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이 신입을 '키우는' 문화가 강한 반면, 한국은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완벽하게 준비된' 인력을 원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현실은 꿈을 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Z세대에게 깊은 좌절감을 안겨준다고 생각합니다.


초연결 사회의 이면, ‘나만’의 고립감

Z세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세대입니다. 이들 손안에 있는 스마트폰은 단순한 기기를 넘어, 전 세계와 소통하는 창문 역할을 합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구 반대편의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접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국경을 넘어 연결됩니다. 해외 대학의 정보나 외국 기업의 채용 공고를 손쉽게 얻고, 현지 문화와 생활에 대한 생생한 후기를 접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초연결성은 Z세대의 시야를 넓히고 해외 진출을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이 눈부신 연결의 이면에는 깊은 고립감이 숨어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피드 속에서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타인과 비교합니다. 누군가는 해외 유학 생활을 즐기고, 누군가는 화려한 여행 사진을 올리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른 나이에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냅니다. 타인의 '완벽한' 모습은 나의 '불완전한' 현실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듭니다.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는 불안감,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고립감이 Z세대를 짓누릅니다.

이러한 고립감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불안을 가리기 위해 더 화려하고 멋진 모습을 SNS에 올립니다. 하지만 내면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고, '좋아요' 수에 연연하며 더욱 고립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을 진정한 친구는 없다는 고백이 이 시대 젊은이들의 슬픈 자화상처럼 들리는 것 같습니다.


‘나’를 위한 삶, ‘워라밸’을 넘어 ‘나’를 찾아서

Z세대의 해외 취업 선호는 단순히 연봉이나 복지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을 넘어, '삶'의 균형을 중시합니다. 과거에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슬로건처럼 일과 삶을 분리하는 '워라밸'이 중요했다면, Z세대는 '나'라는 주체성을 잃지 않는 삶 그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직장은 더 이상 평생을 바칠 곳이 아닙니다. 자신의 성장과 행복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불필요한 야근이나 회식 문화를 거부하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기존 세대에게는 다소 '개인주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취업은 이러한 Z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수직적인 조직 문화가 덜하고, 개인의 의견이 존중받는 해외 기업 문화는 '나'를 잃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죠.


Z세대의 새로운 도전, 사회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Z세대의 해외 취업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는 이들이 직면한 사회적 압박과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결합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경력 같은 신입'을 강요하는 한국 사회의 모순적인 현실은 이들로 하여금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Z세대의 행동을 기성세대의 잣대로 재단하기보다는, 이들의 시각에서 사회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도전이 한국 사회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우리는 이들에게 '완벽한 신입'을 강요하기보다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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