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맘 가치
내가 진짜 포기하지 못하는 단 한 가지는 내 가치를 찾는 것이다.
결혼과 동시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사는 곳이 바뀌었고 남편의 직장 특성상 지역을 옮겨 다녀야 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키워줄 사람이 없으니 육아의 모든 몫은 내 차지였다. 2~3년마다 지역을 옮겨 다녀야 했기에 내 일을 찾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결혼과 동시에 16년째 전업맘 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크고, 남편은 회사에서 맡은 임무가 점점 중요해지면서 가정에서의 내가 서야 할 자리는 작아지게 된다.
코로나가 터지고 난 후 부동산 공부를 위해서 들어간 온라인 모임이 자기계발의 시초가 되었다. 처음의 목적은 내 집을 구하는 것이었다. 부동산 공부를 하고, 임장을 다녀도 무언가가 계속 빠진 느낌이 들었다.
남과의 비교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 나도 계속 일을 했었으면 ... 직장을 다니면서 척척 일을 해나가는 분들을 보면 뒤에 숨고 싶었다. 오프라인 모임 한번 다녀오면 자존감은 더욱 바닥을 쳤고, 스스로 나를 질책하였다.
잘 사는 것도 중요했지만 우선 나를 찾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 나에게 떳떳함, 주눅 들지 않는 힘을 키우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새벽 기상을 시작하면서 나도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작은 성공을 맛보았다. 결혼 전 학원 강사로 일하면서 낮과 밤이 바뀌는 생활을 했었다. 새벽에 일어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 지었다. 아~~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6개월 이상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헤치기 시작했다.
못쓰는 글이어도 블로그를 시작하였고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어주는 것이 좋았다. 소통하면서 댓글을 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1년이 지난 지금 ... 나는 어떨까?
경제적인 것, 환경적인 것 등 모든 것은 예전이랑 비슷하지만 만족한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좋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내가 좋다.
둘째 아이의 조별 발표 모임을 위해서 귀찮아도 아이를 데려다주고 오는 내가 좋다. 내 가치가 우선시 되니 가족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 기껏 응해준다. 주말이 되면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서 내 시간을 당당히 얻는다.
내 가치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임을 ...
나에 대해서 여유로워지고, 가치를 인정하게 되니, 가족들을 바라보는 눈도 유연하게 된다는 것임을 알았다.
내가 포기하지 못하는 단 한 가지는 나의 가치를 찾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