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여도 괜찮아

2024 군산서흥중 1학년 학생들의 이야기- 내 인생의 BGM

by 서진쌤

내 인생의 BGM

노래 제목: 괜찮아-소란

작곡가 / 작사가: 고영배

가수: 소란

노래 링크 주소: https://youtu.be/oi1IGsVOnTs?si=AFVnAia01jDhSyIw



부스럭.. 부스럭…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떴다. 지금 시각은 토요일 7시 ‘토요일에 7시에 일어나는 놈은 나밖에 없겠다’라고 생각한 뒤 간단히 아침식사를 먹고 세수를 한 뒤 오늘 할 문제집과 강의용 패드를 가방에 담은 뒤 터벅.. 터벅.. 도축장에 끌려가는 돼지처럼 힘없이 도서관을 향해 걸어간다.


"으에에에!" 내 귀 옆에 들리는 거는 차의 경적소리도 아닌 매미의 소리다. 마치 그 매미소리가 나를 비웃는 소리처럼 들려서 더욱더 기분이 안 좋아진 채 터…벅…터…벅 이번에는 시험을 망쳐 집에 가는 학생처럼 더욱더 느리고 힘없이 걸어간다. 도서관에 도착 하자마자 날 맞이해주는 거는 도서관 직원의 활기찬 인사도 아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었다. '이제는 인사도 안 해주네..' 약간의 서운함과 에어컨 바람의 서늘함이 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도서관 자리에 앉자마자 오늘 할 문제집과 강의용 패드를 꺼냈다. '하나…둘.. 셋.. 넷'오늘 할 문제집을 세보니 합쳐서 100장이 넘었다. ” 하아아…” 이걸 언제다 하냐는 생각과 현기증이 섞여 굉장히 요란스러운 한숨이 나왔다. 울며 겨자 먹기 꼴로 양쪽 귀에 이어폰을 꼽은 뒤 가장 만만해 보이자 가장 잘하는 국어를 꺼내 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장, 두 장 풀고 나니 어느새 다 풀고 채점 밖에 안 남았다. 기쁜 맘을 뒤로 한 채, 채점을 하기 시작했다.


쓰스슥..쓰스슥..하나 둘 셋 채점을 하고 나니 맙소사! 십중팔구로 다 맞았다. 기뻤지만 마치 이런 거는 식은 죽 먹기라는 표정을 지은 뒤 국어 문제집을 한쪽으로 몰아넣은 채 과학 문제집을 꺼냈다. 한치의 쉬는 시간도 없이 다시 눈에 불이 난 채로 풀기 시작했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난 뒤 현재 시각은 약 1시. 국사과를 끝낸 뒤 이제 마지막 퀘스트이자 최종 보스인 수학만이 남았다. 수학은 내가 제일 못하는 과목이다. 죽어가는 집중력을 어떻게든 잡은 채 하나....둘…. 다섯 문제 밖에 안 풀었는데 집중력이 죽었고 나에게 남아있는 거는 오직 현기증과 지침 속으로는 애써 ‘너무 열심히 했잖아 이제 좀 쉬고 다시 하자’라고 자기 합리화를 한 뒤 터벅터벅 터벅 이번에는 살인마에게 쫓기는 듯 도서관에서 약 10분도 안된 채 집에 돌아갔다.


집에는 오직 나밖에 없다. 아무도 없는 집에는 이제 내가 최상위 포식자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밥은 먹지도 않은 채 한 시간.. 두 시간.. 동안 게임하니 벌써 3시 45분 갑자기 머리를 맞은 듯 정신이 확 깼다. 속으로는 지금이라도 도서관에 가지고 하고 다른 한쪽은 4시간 넘게 공부했잖아 좀 쉬자라고 했다. 마치 천사와 악마의 속삭임 같았고 내 마음속은 전쟁이 났다. 그렇게 3시간 같았던 3분이 흘렸다. 결과는 악마 쪽이 이겼다. 사실 당연한 싸움이었을지도 모른다. 양심의 가책을 애써 밟아버린 채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40분 정도가 지났을 때. 갑자기 내 마음속에서 반란이라도 일어났는지 죄책감이 뇌를 지배했다. 너무나도 한순간에 쓰레기가 된 것 같았다. 부모님께 죄송하고 날아가 버린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하지만 이렇게 자책해 봤자 결국 탓할 거는 나밖에 없다는 현실이 제일 슬펐다.


그렇게 끊임없이 갈등을 하고 있을 때 내 눈 한쪽에 유독 돋보이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소란-괜찮아'였다. 마치 그 말이 나에게 하는 말 같았고 나는 홀린 듯 그 영상을 클릭했다. 첫 가사를 듣자마자 갑자기 세뇌라도 당한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급하게 자리를 정리한 뒤 아까 하지 않았던 수학 문제집을 풀었다. 그렇게 2시간 뒤 수학 문제집은 어느새 채점 밖에 안 남았다. 동화 속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겨우 위로도 조언도 아닌 노래가 이렇게 도움을 준다는 것도 너무나도 기뻤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이 떠올랐다.’불행이 오면 행복이, 행복이 오면 불행이’라는 말이 떠올랐다.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말을 더욱더 믿게 되었다. 문제집을 풀면서 짜증이 몰려왔고 게임을 해서 편안함 그리고 다시 죄책감이 몰려왔고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가 되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찾아와도 조금만 버티다 보면 다시 행복이 오고 그 행복에 계속 머무르려고 하고 한눈이 팔아있으면 또다시 깊은 어둠과 불행이 찾아온다는 게 이 일의 계기이자 나의 행동에 대한 반성, 그리고 내 마음속 깊이 전하는 메시지 와도 같았다.




이 글의 글쓴이는 작은 열정으로 시작했던 열정을 태양처럼 큰 열정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요즘에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져 책과 시 그리고 소설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쓰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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