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막힌 숨, 익숙한 도피처에서
밤이 가장 깊은 시간,
혹은 한낮의 쨍한 햇살 아래에서도
불현듯 세상의 모든 문이 쾅 하고 닫히는 순간이 찾아온다.
숨이 턱 막히고, 심장은 제멋대로 요동치며 온몸은 마비된 듯 얼어붙는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그저 모든 것에서 멀리 도망치고 싶어진다.
아니, 사실은 아무도 없는 곳이라기보다는,
나조차 없는 곳으로 사라지고 싶다는 충동이 더 강렬했다.
전화기도, 메시지도, 세상과의 모든 연결 고리를 끊어낸다.
그 순간에는 이 모든 것이 나의 약점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를 붙잡아두는 모든 관계가 족쇄처럼 조여 와,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끌어내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하였다.
나의 도피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런 나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안다.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도, 결국 나를 더 깊은 나락으로 끌고 갈 뿐이라는 것도.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도 어렴풋이 느낀다.
이러한 깨달음은 오히려 나를 더 괴롭게 하고,
가느다랗게 이어진 희망마저 끊어낼 것만 같았다.
아직도 나는 이 익숙한 도피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나간 수많은 밤들과 낮 속에서도,
여전히 나의 그림자는 쉬이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이 족쇄를 끊어내고 세상으로 당당히 나아가고 싶다.
아니, 그저 숨을 편하게 쉬고 싶다.
누군가는 공황을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하는 마음의 병'이라고 하였다.
어렵다. 정말 어렵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듯한 기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그 병과 싸우며
오늘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때로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걷는 그들을 보면
진심으로 존경심이 솟아난다.
그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나도 언젠가는 그들처럼,
이 마음의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고 한 발짝 내딛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턱 막힌 숨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살아가고 싶다.
나의 내일을, 다시 한번,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