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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통금 시간을 어기는 청소년

by 노에마




사례소개


중학교 1학년 민지(가명)는 최근 부모와의 갈등이 잦아졌습니다. 방과 후 곧장 집에 와야 하는 날에도 친구들과 놀다가 늦게 귀가하고, 학원수업이 있는 날에는 아예 학원을 가지 않는 경우도 빈번해졌습니다. 부모는 통금 시간을 저녁 8시로 정했지만, 민지는 이를 무시하고 “간섭하지 말라”며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모는 걱정과 화가 섞인 마음으로 민지를 야단치며 잔소리를 늘어놓았지만, 민지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반항적으로 변해 갔습니다. 부모와 민지의 갈등은 깊어져 가고 부모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해하였습니다.



사례 살펴보기


민지의 행동은 사춘기의 발달적 특성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독립성을 추구하고, 또래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민지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자유와 자율성을 중요시하며, 부모가 설정한 규칙을 자신의 독립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일환으로, 아이가 자아를 형성하고 성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따라서 부모가 규칙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 자녀는 자신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느껴 반항적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민지의 행동은 또한 부모와의 의사소통 방식에서 발생하는 갈등에서 비롯된 부분이 큽니다. 부모는 규칙을 설정할 때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즉각적인 제재를 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지에게 반감을 사게 되어, 부모의 요구에 대한 저항감과 반항적인 태도를 키우게 됩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에서 중요한 점은 의사소통의 질입니다. 민지의 경우, 규칙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규칙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자녀가 이를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민지의 심리적 상태를 고려한 접근이 중요합니다. 민지는 통금 시간과 같은 부모의 규칙을 자신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부모가 규칙을 설정할 때 자녀의 의견을 반영하고, 규칙의 목적과 의미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민지는 이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는 민지의 심리를 이해하고, 규칙을 강요하기보다는 자녀와 함께 논의하고 협의하는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의사소통 방식은 갈등을 줄이고, 민지가 부모의 권위와 동시에 자율성을 존중하는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녀의 성장을 돕는 실전 훈육법

1. 자녀와 함께 규칙 설정하기


자녀와의 갈등을 줄이고 책임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규칙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정한 규칙은 자녀가 억압적으로 느끼거나 반발심을 키울 수 있습니다. 통금 시간에 대해 논의할 때, 부모는 "우리가 통금 시간을 8시로 정한 이유는 네가 늦게 들어오면 안전이 걱정되고, 충분히 쉬어야 내일 학업도 잘할 수 있기 때문이야. 네 생각은 어떠니?"와 같이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접근은 자녀가 규칙의 이유를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부모와 자녀가 규칙을 설정하는 과정에서는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부모는 자녀가 방과 후 친구와의 시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자녀는 부모가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는 "네가 학원 끝나고 잠깐 친구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아. 하지만 9시가 넘어가면 부모로서 걱정이 돼. 그렇다면 학원 후 친구와의 시간을 약속하되 8시 반까지는 집에 오는 걸로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녀와 규칙을 함께 논의하면 자녀는 자신의 의견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통금 시간에 대한 규칙을 넘어서 자녀가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고려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부모와의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규칙은 자녀가 더 쉽게 수용하고 따를 가능성이 높으며, 부모와 자녀 간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됩니다.



2. 규칙 위반 시 결과를 명확히 하기


자녀가 규칙을 따르지 않을 경우, 부모는 그에 따른 결과를 미리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규칙 위반 시 결과를 예고하면 자녀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규칙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모는 “8시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다음 주말에 친구와 노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어”라고 말하며 결과를 미리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는 자녀에게 결과가 처벌이 아닌 규칙을 지키는 이유를 배우는 과정임을 강조해야 합니다.

규칙 위반의 결과는 자녀가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게 설정되어야 합니다. 부모가 충동적으로 강한 처벌을 내리거나, 결과를 예고 없이 적용한다면 자녀는 부모를 신뢰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늦게 들어오는 건 걱정이 돼. 그래서 만약 8시를 어기면 다음 주말 친구와의 약속 시간을 줄일 거야. 이렇게 하면 네가 규칙을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거야"라고 차분히 설명하며 결과를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부모가 결과를 일관되게 적용하는 태도입니다. 자녀가 규칙을 위반했을 때 부모가 정한 결과를 지키지 않으면, 자녀는 규칙을 가볍게 여기고 따르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결과를 적용할 때는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자녀가 규칙의 중요성을 깨닫고 책임감을 배울 수 있도록 부드럽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3. 긍정적인 행동 강화하기


자녀가 규칙을 지켰을 때, 부모의 칭찬과 격려는 자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자녀가 통금 시간을 지켰다면, 부모는 “오늘 8시까지 집에 와줘서 정말 고마워. 네가 책임감 있게 행동해 줘서 엄마(아빠)가 마음이 편했어”라고 말하며 자녀의 행동을 인정하고 칭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은 자녀가 자신이 한 행동이 올바르며, 부모로부터 신뢰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긍정적인 피드백은 구체적이고 진심 어린 표현으로 전달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잘했어”라는 말보다는, 자녀가 한 구체적인 행동을 언급하며 칭찬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네가 시간을 잘 지켜서 엄마(아빠)가 오늘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어. 네가 이렇게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라고 말하면, 자녀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자녀가 규칙을 자발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부모는 자녀가 통금 시간을 지킬 때마다 간단한 보상을 추가로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 함께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자녀가 원했던 활동을 함께하는 시간을 약속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보상은 자녀가 규칙을 지키는 것이 단지 부모의 요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배우게 합니다. 부모의 따뜻한 반응과 긍정적인 강화는 자녀의 책임감을 키우고, 스스로 행동을 개선하려는 동기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4.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자녀가 반항적인 태도를 보일 때, 부모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차분하고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가 화를 내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면 부모도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쉽지만, 이럴 때일수록 부모가 먼저 평정을 유지해야 합니다. “엄마(아빠)는 네가 왜 이렇게 화가 났는지 알고 싶어. 우리 이야기해 보자”라고 말하며 자녀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세요. 이 과정은 자녀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며, 대화에 참여할 동기를 부여합니다.

부모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때, 자녀는 자신도 감정을 조절하고 차분하게 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자녀가 "맨날 간섭하지 마세요!"라고 반항적으로 말했을 때, 부모가 "엄마(아빠)는 네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알고 싶어. 네 생각을 듣고 싶으니 차분히 이야기해 줄래?"라고 반응하면, 자녀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부모와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와 같은 태도는 자녀와 부모 간의 신뢰를 형성하며 갈등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부모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때, 자녀는 갈등 상황에서도 자신의 행동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배우게 됩니다. 자녀가 반항적인 말을 하고 나서도 부모가 차분하게 대응한다면, 자녀는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엄마(아빠)는 네 생각을 존중하고 싶어. 그래서 네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알고 싶어”라는 부모의 말은 자녀에게 자신도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대화는 자녀가 더 성숙하게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루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변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한 걸음


자녀가 부모의 통금 시간을 어기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율성과 독립성을 추구하는 성장 과정에서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반복될 경우, 책임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모의 따뜻한 지도가 필요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단순히 문제로 여기기보다 그녀의 내면을 이해하고, 함께 규칙을 정하며,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훈육은 자녀에게 규칙만을 지키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가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자율성을 키워가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부모가 자녀의 행동에 공감하며 차분히 대화하고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할 때, 자녀는 자신의 행동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배우고 점차 책임 있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지 규칙을 따르는 자녀로 키우는 것을 넘어, 자녀가 자율성과 성숙함을 갖춘 청소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중요한 발판이 됩니다.

부모와 저녀가 함께 만들어가는 신뢰와 대화의 시간은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를 남깁니다. 부모의 사랑과 지지가 뒷받침될 때, 자녀는 실패와 시행착오 속에서도 스스로를 믿고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할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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