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쯤 하게 될 무슨 강의 자료를 만들려고 사진첩을 뒤지다 보니까 2001년 11월 호주의 북부 도시 케인즈에서 번지 점프하던 사진이 나오네요. 나이가 딱 마흔 살이 되었을 때 지인님들 열두 쌍이 모여 함께 번지 점프를 도전했어요. 지금은 돈을 줘도 못할 것인데 저 때는 당당하게 뛰었어요. 제 인생에 많은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였었지요. 저 때를 기준으로 삶이 제법 날아올랐던 것 같네요. 이제 저렇게 액티비티 하게 놀던 시절은 다 지나갔을 것 같은데 마음은 여전히 어디론가 날아오릅니다. 제 꿈은 아직도 푸른색입니다.
오십 미터 높이에서 뛰는데 무게가 110 킬로가 넘는다고 로프가 다르답니다. 무게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 먼저 뛰거나 아니면 맨뒤에 뛰어내려야 한답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먼저 뛰어내렸어요. 이십여 명이 점프대에 올라가서 하얗게 질려 있는데 매도 먼저 맞는 게 좋다고, 속으로 상당히 떨렸지만 마치 시범을 보이는 조교처럼 과감하게 뛰어내렸어요. 아내도 같이 있었거든요. 발이 지지대에서 떨어지기 전까지가 겁나고 두렵지 떨어지고 나니까 해 냈다는 안도감과 박하향 같은 희열감이 전신을 감전시켜 주더랍니다.
그때의 희열들이 떠오르며 지금의 걷기와 산티아고 순례의 도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마음 좀 다질 겸 사진을 올려봅니다. 줄을 매며 준비하는 얼굴에 긴장이 서려있지요? 제가 뛰고 나면 열명정도가 다 따라 뛰어야 하거든요. 다들 속으로는 긴장 속에 떨면서 저를 바라보고 있고요. 저도 내심 떨면서 아닌 척 준비를 하는 거랍니다. 먼저 맞는 매가 덜 아픈 거 아세요? 어차피 맞을 매를 보는 만큼의 공포가 사실 더 무섭거든요. 급한 성격 탓이기도 하고요.
내가 뛰고 나니까 바로 뒤따라 아내가 뛰어내렸어요. 야, 겁도 없이 어떻게 뛰었느냐고 물으니까 대답이 걸작입니다. 애 낳는 일이 순 까무러 치기인데 이건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뭐든 까무러 칠 정도로 덤비면 다 된다고 합니다. 저도 공감을 했답니다.
열두 부부 중에 남자들 네 명만 못 뛰어내리고 그 부인들은 다 뛰어내렸답니다. 그때 못 뛰어내린 남자들은 지금도 귀가 가려울 때가 있답니다. 이상한 주홍글씨가 되었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번지점프 장에서도 무게가 많아 줄 끊어 진다고 차별을 하잖아요. 사실 해외여행을 자주 가는데요. 말을 타야만 하는 여행코스는 미칩니다. 안 타자니 혼자 놀아야 하고 타자니 동물학대가 되니까요. 사실 제가 타는 말들이 스트레스받는다고 관리자들이 말을 하거든요. 이제 두 자리로 줄이면 조금 나을 겁니다. ㅎㅎ
올래는 다섯 번의 여행 중 팔라우를 개인제트 비행기로 허준을 열연했던 전광열 님과 다녀온 것이고요. 정말 짜릿했습니다. 개인제트기로 직항하니 편하고 좋았고 팔라우 정말 신들의 섬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동부지중해로의 크르즈여행이었습니다. 산토리노 아테네 터키의 보드룸과 미즈노스, 그리고 지중해의 노을, 성인고급 버진 크루즈는 정말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년에 일을 저지를 계획을 세웁니다. 버킷리스트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오로라입니다.
내년 2025 여름에는 다시 중부 지중해를 갈 예정으로 함께 할 지인들을 모집 중입니다. 비용 아주 저렴합니다. 제가 다녀온 블로그 글들로 약간의 사람들이 요청이 왔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부지중해입니다. 그리고 가을에는 북유럽 크루즈로 영국 노르웨이 오로라 여행을 기획 중입니다. 버킷리스트 두 개를 2025년에 실행합니다. 오로라에 대한 것은 오래되었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