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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Mar 24. 2022

고통이 없는 사랑을 하기까지

나쁜 사랑, 그 중독에서 벗어나기.

저는 사랑은 희생이라고 믿어왔어요.


오래 참고....
또 오래 참고......


내가 아파도,
상대를 끝까지 놓지 말아야지.


사랑한다라는 말에 정말 끝까지 책임을 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정말 어떻게 하다 하다 어디서 저런 인간을 만났어?
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끼리끼리'야.라는 조롱을 받기까지.


인생의 최대 흑역사를 남기기도 했죠.


저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너무나 적극적이었습니다.

자신만만했고,
리드하고,
매력 있고,

나에게 온몸으로 구애를 했었죠.


그렇게 제가 마음을 열면 그때부터 지옥이었어요.

처음에는 결혼하자, 뭐 하자.
아프리카에서 프랑스까지 단숨에 날아오던 그였는데.


일주일 동안 연락이 없고....
여행 가자고 하도 졸라서 말단 사원이 눈치 보며 휴가까지 냈더니 휴가 전날 갑자기 취소를 통보하.


그런데 여기서 저는 '옛다' 하고 던져주는 연락에 눈물 나게 고마워하고.

무슨 일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했던 마음이, 그 연락에 안도가 되고.


그 고통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사랑의 의미를 찾으려고 무던히도 애썼습니다.


본인밖에 모르는 사람이, 그래도 이 정도로 나를 생각한다는 것은.

그래, 이 사람이 나에게 이 정도로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거야.



분명 행복하려고 만났는데, 고통이 더 컸고,

불안하고,


초조하고........





저는 이제껏 그런 연애를 해왔답니다.




그 많은 아픔과 고통 가운데,

내가 진짜 원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너무나 자세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어요.


안정적인 사랑이요.


물론 자극적이지도 않고,

딱 끌리는 '무엇'이 있다고 정의 내리지도 못했지만.

"너는 나 아니면 안 돼."라고 가스 라이팅을 했던 모든 과거에서 벗어나,
제가 곁에 있다는 것 자체를 감사해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만나니 다른 세계가 펼쳐졌어요.


그리고 어느덧 결혼 4년 차,
이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어서 너무나 다행이라고 매일 느낍니다.


끌리는 사람이 아닌,

편안한 사람을 만나 잔잔하게 행복하세요.

'고통스러워도 사랑이야'라는 마음에 갇혀계시지 마세요.
사랑은 둘이 하는 건데,
나만 하는 희생은 감옥과 마찬가지예요.

고통이 없는 사랑에 익숙해지시길 권합니다.


저의 지나온 모든 과거의 흔적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저에게 그런 사랑의 에너지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한 일이기도 해요.


간사한 저는,
매일 부족한 저는,


행복이 없어지면 어떡하나 불안해하던 저의 모습으로 돌아갈까 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지금 매일의 행복을 잊지 말자고.

간직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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