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더언니 Sep 14. 2022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

괜찮아.






저장되어 있는 150여 개의 글 중,


2017년 깊숙하게, 어쩌면 2022년이 되는 지금의 시간까지 방치해두었던 마음을 이어 쓰기 하려 한다.







나는 기독교인이지만,


도화살과 역마살이 있다는 소리를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다.




어쩌다가 훌쩍 떠나게 된 그곳을 사랑하고.


그렇게 그곳에 머물며 매일 똑같은 일상,


곧 안정적인 생활을 가지게 되어


어느 순간 그 '안정'이라는 것이 내게 찾아오면,


그때부터 내 깊은 곳에서 불편함이 쑥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불편함은 곧 불안으로 변하게 되었고,


나를 묶는 느낌이 들게 하여 결국, 나는 또 다른 '새로움'에 목말라한다.



역마살.


그게 이런 건가 싶다.






이런 데다가 끼가 많다는 소리를 너무나 듣는데,



나는 그 어떤 도구를 사용하여서라도 내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병이 나는 타입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음악이든, 춤이든, 글이든, 연기이든, 만들기이든.


그렇게 나는 내 끼를 어느 도구를 사용해서든 조금씩 나누어 표현하였다.





마음을 줄만하면 고국으로 떠나는 친구들.


혹은 내가 먼저 떠나기도 하면서,



뜨내기가 가득한 환경에서




내 마음을 나누고,


또 채워줄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다가.



연애도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 같다.





그 텅 빈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길 원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제일 두려워했던 것.



늘 버림받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허용했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해서 상처를 허락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그땐 몰랐다.



단순히 버림받고 싶지 않아서, 나를 쏟아붓고 또 쏟아부었는데.



상대가 어떤 그릇을 가지고 있는지,


속도가 어떤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쏟아부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저 열심히 받아주면 되는 줄 알았다.




상대가 주는 그것이 쓰레기라고 해도.











서른여섯이 된 지금,



2017년,


5년전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버림받아도 괜찮다고.


아픈 게 끔찍이 싫어도 지나놓고 나니 아파도 괜찮다고.


너는 충분히 강한 아이니까 다시 일어나서 뛸 수 있다고.



그렇게 얘기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열심히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말되,



상대의 그릇만큼, 상대의 속도에 맞게 줄 수 있는 지혜를 기르라고.


너는 정말 사랑이 많은 아이라고,



잘 하고 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마음이 아픈 언니들에게 전한다.





지나놓고 나니까 괜찮아요.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마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