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은 나의 원동력, 그리고 나의 첫 면접
면접에서 내 장점을 물으면 항상 즐거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내 인생은 눈부시게 빛나고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유를 물으면 "작은 일에도 아이디어가 미친 듯이 떠올라서 너무 벅차올라요."라고 대답한다. 매일 보는 작고 사소한 것들이라도 자고 일어나면 또 새롭게 보인다. 이게 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나의 시선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사회에서 '기획'이라는 일을 해볼까 한다. 내가 가장 잘하고 자신 있는 일이 아이디어를 내는 일, 생각하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내게는 이것이 가장 크고 소중한 자산이다. 내게는 너무나도 추상적인 기획이라는 업무를 이제 하나씩 알아가며 좀 더 선명하게 만들어가 보고자 한다. 아, 누군가가 "무슨 일 하세요?"라고 하면 "저는 기획자예요."라고 대답할 순간이 너무 설렌다. 평생 나는 "저는 공무원입니다."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기획자라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아닐까. 기획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환상이면 뭐 어떤가? 한 번쯤은 환상에 취해 살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나의 첫 면접
무경력 노스펙이었던 나에게 면접 기회를 준 몇몇의 회사가 있었다. 처음 서류 합격 문자를 받았을 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하염없이 기뻤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합격 문자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나를 찾아주는 곳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적응이 안 되었는데 오늘은 나를 기다리는 곳이 있다. 내게는 너무나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첫 면접을 가게 되었다. 서울시에서 지원해 주는 정장 대여 프로그램에도 참여를 해서 깔끔한 정장도 입어보았다. 운동복만 입고 다니던 내 모습만 보다가 정장을 입은 내 모습을 봤을 때 그 기분은 정말 오묘하였다. 머리도 단정하게 빗어보고 스프레이도 뿌려보았다. 정말 꿈꾸던 사회구성원이 된 것만 같았다. 구두를 어떻게 신어야 하는지 몰라서 처음에는 맨발로 신었는데 온 발이 까져서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래도 나는 마냥 좋았다.
첫 면접인데 이상하게도 긴장보다는 설렘이 가득하였다. 처음 만나보는 평범하게 살고 있는 직장인들, 그들과 대화하는 순간을 얼마나 꿈꿨던가. 면접 가는 길 내내 오늘 가서 무슨 말을 할지 상상을 했다. 내 이야기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얘기할 수 있다는 게 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사람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는 면접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들 회피하고 두려워하는 면접이 나에게는 기다려지는 순간이고 즐거운 것이 되어버렸다.
면접에서 말을 하고 나면 속이 그렇게 후련할 수 없다. 면접 하나하나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다. 모든 에너지를 쏟아낼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내 모든 것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였다. 그 결과 면접을 본 대부분의 회사에서 합격 통보가 왔다. 기대도 안 했던 결과들이, 기적들이 내게 일어나고 있다. 요즘 내 모든 일상은 기대와 기적으로 가득하다. 어두웠던 인생을 걷고 있던 나에게 이제야 좋은 일들이 일어나려고 한다는 사실을 직감하게 되었다.
나는 곧 신입사원이 된다. 내가 원하는 업계의 좋은 회사에 최종 합격 발표를 들었다. 내가 기획자가 될 거라고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나에게 소중한 기회를 준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 나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내 삶은 열정으로 가득 찰 것이라는 건 확신할 수 있다. 공무원이 된다면 대충 일만 하고 퇴근하는 공무원이 될 거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야근을 해도, 주말 출근을 해도 좋으니 나는 많은 경험을 하고 싶고 일을 배워보고 싶다. 워라밸을 따지며 워크(work)와 라이프(life)의 밸런스를 맞추려 했던 나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워크가 곧 내 라이프가 되는 사람을 꿈꾸고 있다. 이 분야에서 나는 꼭 전문성을 가지고 이 분야를 언급할 때 동시에 나라는 사람이 떠오를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내 일도, 삶도 즐거움이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오늘 하루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