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우주 탐험가

1장

우주의 가장자리, 별들이 반짝이며 춤을 추는 곳.

눈을 크게 뜨고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면, 아주 커다란 행성 뒤에 조그맣게 숨어 있는 작은 행성이 보인다.

그곳에는 우리의 친구, 호기심 가득한 우주탐험가 모모가 살고 있다.

모모는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얼굴과 반짝이는 두 눈을 가진 외계인이다.

호기심을 심장에 품은 모모에게 우주여행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임무이자 최고의 즐거움이다. 

모모의 품에는 늘 우주지도가 소중히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호기심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은은한 빛을 발산하는 우주 지도는 매일 한 번, 랜덤으로 새로운 행성을 알려주며 모모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도의 성실함 덕분에 모모는 감기에 걸려도,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도 지금껏 단 하루도 여행을 거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모모가 살고 있는 작은 행성 안, 그보다 더 작은 집 안에는 기념품이라는 이름으로 모모가 훔쳐 온 잡동사니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모모는 잡동사니들이 가득한 집안 곳곳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괜히 물건들을 뒤적였다.

“흠, 도대체 뭐가 문제지?"

혼잣말하는 기이한 모양의 돌멩이, 바람이 새어 나오는 나뭇잎 모양 병, 웃음소리를 내는 공, 시들지 않는 꽃, 그림자를 흉내 내는 종이인형, 행성이 통채로 담긴 구슬, 별똥별 램프, 보석을 품은 조개…….

아무렇게나 놓여있지만 우주 탐험가 모모의 집이 아니면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물건들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모모는 성에 안 찬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기념품들을 봐도 하나도 자랑스럽지 않아.”

모모가 시끄럽게 비명을 질러대는 오르골의 태엽을 빼, 등 뒤로 던져버릴 때였다. 모모의 눈에 작은 액자가 들어왔다.

“이게, 왜 여기 떨어져 있지?”

모모는 협탁 밑에 떨어져 흠집이 난 액자를 들어 올렸다.

액자 속에는 부모님이 활짝 웃으며 서 있었다.

어깨를 맞대고, 손을 흔들며 행복한 표정으로…….

“놀 것도, 볼 것도 없는 작은 행성에서 두 분은 어째서 이렇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을까?”

모모는 그렇게 한참 동안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그때였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톡 하고 올라왔다.

모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모모의 어깨에 닿은 물건탑이 와르르 쏟아졌다.

"으악, 뭐야!"

재빨리 몸을 피한 모모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협탁 위에 어지럽게 쌓인 기념품들을 팔로 밀어냈다.

빈 공간이 생기자 작은 액자를 조심스럽게 올려두었다.

“두 분이 외롭지 않았던 이유……."

액자 속, 부모님을 바라보며 모모가 두 눈을 반짝였다

"바로 서로에게 친구가 돼주었기 때문이죠!" 

모모는 기념품들을 요리조리 피해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래! 나도 친구가 필요해. 물건들을 훔쳤던 것처럼 친구를 훔쳐오는 거야!”

모모가 품속에서 우주지도를 꺼내자 우주 지도가 은은한 빛을 뿜어냈다.

“자, 어서 오늘의 목적지를 보여줘!”

때맞춰 시간이 됐는지 지도의 중앙이 타이밍 좋게 번쩍 빛을 냈다.

지도가 새로운 행성을 비추었다.

“플로라 행성이라... 재미있겠는걸?”

모모는 재빨리 우주선에 올라탔다. 모모가 우주지도를 조종석에 내려놓았다.

“우주선, 플로라 행성으로 출발!”

모모의 한껏 들뜬 목소리에 우주선이 기계적인 목소리로 응답했다.

“목적지 찾는 중... 확인! 가장 가까운 웜홀 터미널까지 10분 소요. 총 5개의 정류장을 거칩니다. 비행 시 멀미가 심할 수 있습니다. 숙면을 취하시겠습니까?”

모모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하, 나 모모야. 고작 웜홀 5번에 멀미를 할 것 같아?”

그러자 우주선이 출발 준비를 마쳤는지 몸을 흔들며 카운트를 시작했다.

“그럼 5초 후 출발합니다. 5, 4, 3, 2…!”

“잠깐, 잠깐만! 장난이었어! 잘 거야, 잘 거라고!”

굉음과 함께 우주선이 하늘로 솟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