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_자신을 향한 전지적 객관화 시점

내 인생의 화양연화…


*김윤식 작가의 코멘트 : 화양연화 花樣年華_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05_자신을 향한 전지적 객관화 시점

내 인생의 화양연화…


김윤식 작가의 인스타그램에 아주 흥미로운 사진이 올라왔다. 그는 요즘 체코 프라하 곳곳의 거리에서 무용수들의 움직임의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순간적으로 이런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너무 근사해서 들여다보며 사진이 찍힌 순간을 상상하게 한다. 그러다 김윤식 작가의 또 다른 계정에 올라온 사진 한 장. 다름 아닌 모델을 촬영하고 있는 그 상황 자체를 찍은 사진이다. 촬영 모습을 보던 지나가던 아저씨가 핸드폰으로 찍어서 윤식씨에게 줬다고 한다. 그러고 뒷배경을 보면 다리 위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작가와 모델의 촬영 장면을 유심히 보고 있다.

모델을 찍는 김윤식 작가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 그러고 보면 우리는 평상시에도 내 뒷모습을 스스로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거울 두 개를 이용해서 뒷모습을 보거나 이런 경우같이 누군가 나를 사진으로 찍어주는 것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것이 나의 뒷모습.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보고, 보이는 면만 집중해서 살 수밖에 없다.


KakaoTalk_Photo_2018-06-20-23-35-18.jpeg 사진 제공 : 김윤식 작가 / 촬영 : 지나가던 행인





어릴 적 가위눌림 비슷한 꿈을 꾸는데 내가 죽는 꿈이다. 그리고 마치 영화에서 본 것처럼 내 몸에서 내가 유령처럼 빠져나와 방 천장 정도의 높이에서 시신으로 누워있는 나와 주변을 내려다보는 현실 같은 꿈을 꾼 적이 있다. 가위눌림이라고 표현한 것은 꿈이었지만 내가 죽었다는 자체가 무서웠고, 내 육신을 빠져나온 그 기분이 마치 진짜 같아서 꿈이라고 소리쳐도 소리도 나오지 않고 옴짝달싹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꼭 꿈이라서 힘들었을까? 어쩌면 나의 모습을 마치 남을 보듯이 내려다보는 그 상황이 무서웠던 것 같다. 다시는 저 육신에 영혼이 들어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며 안절부절못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내 죽음을 목도한 간접체험이 두려움에 가득 찬 채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치며 가위눌림과 악몽의 경계선에서 버둥거리다 눈을 번쩍 뜨는 순간 시시할 정도로 현실 세계로 귀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 다행이다. 꿈이었구나…


무용수가 첩첩이 싸여있는 오래된 건물 사이에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작품의 제목은 화양연화(花樣年華_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다. 각각 다른 모델의 아름다운 모습을 찍은 연작 작품이다.

여기서 잠깐… 타인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탐닉하는 것도 좋지만, 그렇다면 과연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언제일까? 과거의 리즈 시절을 떠올리며 그리워하는 것도 좋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인생의 긴 수직선을 놓고 보면 오늘의 모습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순간이다. 단순히 젊고 아름답고 멋지다고 화양연화라고 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해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도 좋지만, 진짜 내 안의 아름다움을 찾으려면 자신을 객관화해서 바라봐야 한다.



KakaoTalk_Photo_2018-06-20-23-35-37.jpeg title 화양연화_花樣年華 / 모델 : Alina Nanu, 사진 : 김윤식 (copyright.2018 김윤식)


3인칭 시점으로 나를 바라보라


학창 시절 국어시간에 소설의 시점을 배우며 (1인칭_주인공 시점, 관찰자 시점, 3인칭_작가 관찰자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어떻게 서술하는지에 대해 비교했던 것이 생각난다. 여기서 3인칭 시점이 보통 객관적으로 보는 관점이다. 단,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은 감정의 서술이 없지만,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은 등장인물의 감정까지 꿰뚫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생의 화양연화를 찾고자 한다면 3인칭 시점으로 자신을 보자는 것이다. 굳이 이름을 갖다 붙인다면 ‘전지적 객관화 시점’ 정도가 좋을 것 같다.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타인을 관찰하며 남의 감정까지 궁금해하며 분석할 것이 아니라 내가 어릴 적 가위눌림에서 경험했듯이 나에게서 떨어져서 나를 보는 작업을 했으면 한다.

자신을 향한 전지적 객관화 시점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 안에 갇혀서 그렇지 않은 척 하지만 자기 보호 성향과 자기애가 강해지면 객관화가 되지 않는다. 사실 자신을 객관화해서 본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다. 객관화 작업은 삶에 있어서 보다 나은 가치관을 장착하게 되고, 아이러닉 하게 텐션만 가득한 상황이 아닌 진정한 릴랙스를 경험하며 쉼과 휴식을 얻을 수 있다.

거울 앞에서 자신을 바라보면 내 눈으로 보이는 것만 보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거울로 보이는 것 외에 다른 모습이 있어도, 까맣게 잊고 눈으로 확인하는 그것만이 내가 속한 세계의 전부라고 착각을 하고 산다. 냉정하게 나를 객관화해서 보면 장점과 단점이 나란히 나열될 것이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나은 목표를 세울 수도 있지만, 역으로 내가 해낸 것을 확인하고 그 틈에서 나에게 휴식이라는 상을 주는 것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무엇인가 몰두하여 열심히 일하는 뒷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찬사를 보낼 수도 있지만 우연히 작업하는 그 전체를 바라본 사진은 진정 김윤식 작가의 화양연화가 아닐까 싶었다.

리즈시절을 그리워하기보다 매일 오늘을 인생의 화양연화로 살 수 있다. 때로는 버겁고 지치고 형편없는 하루였더라도 단, 한 가지 가치 있는 일을 했다면 오늘은 당신 인생의 화양연화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다.




김윤식 작가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oon6photo

취미발레 윤여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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