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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비즈니스, 품격과 전략의 조화

와인과 비즈니스의 상호 작용

by 보나스토리

와인과 비즈니스는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입니다. 와인은 감성과 예술의 산물로 여겨지고, 비즈니스는 이성과 계산의 세계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둘이 만나는 지점에서 놀라운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와인은 비즈니스에서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으며, 분위기를 조성하는 강력한 도구로 사용됩니다. 특히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깊은 역사를 지닌 와인은 비즈니스맨들에게 음료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그 상호작용에는 세심한 요령과 에티켓이 요구됩니다. 이 에세이에서는 와인과 비즈니스의 상호 역할, 그 활용법, 그리고 필수적인 에티켓을 사실과 사례를 바탕으로 탐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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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비즈니스적 역할, 관계와 신뢰의 촉매

와인은 단순한 음료가 아닙니다. 그것은 문화, 역사, 그리고 인간 관계의 상징으로, 특히 비즈니스 세계에서 독특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비즈니스맨들이 회의실을 넘어 와인 잔을 기울이며 관계를 다지고, 신뢰를 쌓는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이 에세이에서는 와인과 비즈니스가 어떻게 서로 얽히며, 그 과정에서 필요한 요령과 에티켓을 사실에 기반하여 탐구합니다. 또한, 한국 재계의 거목인 삼성 이건희 회장의 와인에 대한 관심이 그의 비즈니스 철학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간략히 살펴봅니다.


와인과 비즈니스의 상호 역할

와인은 비즈니스에서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도구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샤토 마고(Château Margaux)나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안티노리(Antinori) 같은 고급 와인은 그 자체로 품격과 신뢰를 상징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 & Company)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즈니스 리더의 68%가 중요한 계약이나 파트너십을 논의할 때 식사와 음료를 포함한 비공식적인 자리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와인은 자연스럽게 대화의 윤활유로 자리 잡습니다.

와인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2023년 포브스(Forbes)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한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일본 투자자와의 만남에서 사케 대신 상대가 좋아하는 샤토 라피트 로칠드(Château Lafite Rothschild) 1982년 빈티지를 준비하며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일화가 소개되었습니다. 이는 와인이 단순히 맛을 넘어서 문화적 이해와 세심함을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와인을 잘못 선택하거나 다루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값비싼 와인을 준비했으나 상대방이 알코올을 피하는 경우라면 이는 배려 부족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에서 와인은 또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LVMH의 CEO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는 와인 사업(샤토 슈발 블랑, Château Cheval Blanc)을 통해 고급스러움과 장인 정신을 강조하며 기업 이미지를 높였습니다. 이는 와인이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비즈니스 전략의 일부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합니다.


와인을 다루는 비즈니스 요령

와인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려면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합니다. 첫째,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와인 전문가인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은 "와인은 사람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강렬한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파트너에게 가벼운 화이트 와인을 대접한다면 이는 세심함 부족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전에 조사하거나 간단한 질문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와인의 선택과 서빙 순서를 신경 써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식사와 함께라면 화이트 와인으로 시작해 레드 와인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와인 전문지 <디캔터(Decanter)>는 비즈니스 디너에서 샤르도네(Chardonnay)나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같은 화이트 와인을 애피타이저와 함께,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같은 레드 와인을 메인 코스와 함께 추천합니다. 이는 와인의 맛과 음식의 조화를 통해 대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데 기여합니다.

셋째, 적절한 예산 관리가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값비싼 와인을 선택하면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 있고, 너무 저렴한 와인은 인색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와인 애호가 사이트 <와인 폴리(Wine Folly)>에 따르면, 비즈니스 자리에서 보통 50~150달러 선의 와인이 적당하다고 합니다. 이는 품질과 예의를 모두 충족하는 균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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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와인 에티켓

와인을 다룰 때 에티켓은 필수입니다. 첫 번째 규칙은 와인을 시음하는 과정입니다.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하면 보통 소믈리에가 병을 보여주고, 첫 잔을 따라줍니다. 이때 병의 라벨을 확인하고, 와인의 향과 맛을 살짝 체크한 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예의입니다. 이는 와인이 손상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절차로, 무심코 건너뛰면 무례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잔을 채우는 양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와인 글라스는 보통 1/3 정도만 채우는 것이 적당합니다. 이는 와인의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며, 과도하게 채우는 것은 세련되지 않게 보일 수 있습니다. 영국 와인 협회(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는 와인의 산소 접촉을 늘려 맛을 극대화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건배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비즈니스 자리에서 건배는 관계를 돈독히 하는 순간입니다. 이때 잔을 너무 높이 들거나 과도하게 부딪히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프랑스 비즈니스 에티켓 전문가 도미니크 피에르(Dominique Pierre)는 "건배는 조용히, 그리고 우아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상대방의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짓는 것이 신뢰를 더합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와인

한국 재계의 거물, 삼성 이건희 회장도 와인과 깊은 인연을 맺은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글로벌 경영을 강조하며 세계 문화를 이해하는 데 힘썼습니다. 2010년대 초반, 삼성의 한 임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해외 파트너들과의 만찬에서 와인을 자주 활용했다고 합니다. 그는 특히 프랑스 보르도 와인을 즐겼으며, 이를 통해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히고 신뢰를 쌓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와인 사랑은 그의 비즈니스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는 "세계 일류가 되려면 세계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와인은 그에게 글로벌 감각을 키우는 도구였습니다. 예를 들어,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임원들과 와인을 나누며 삼성의 미래를 논의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는 와인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그의 비즈니스 전략의 연장선에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와인과 비즈니스의 공생

와인은 비즈니스에서 단순한 음료를 넘어서 관계, 신뢰, 그리고 브랜드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작용합니다. 상대방의 취향을 파악하고, 적절한 와인을 선택하며, 섬세한 에티켓을 지키는 것은 성공적인 비즈니스 만남을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처럼, 와인을 통해 글로벌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경영에 접목한 리더들은 그 가치를 잘 보여줍니다.

오늘, 비즈니스 세계는 여전히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와인과 비즈니스의 섬세한 춤은 변함없이 이어집니다. 한 잔의 와인 속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가 비즈니스 테이블 위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순간,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합니다. 와인은 단순히 마시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고 미래를 그리는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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