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으로 뒤덮인 산
생명이 움트지 않는 봄
회색 연기가 자욱한 하늘
깜깜한 영화관 안에
흑백 영화가 틀어져 있다
고요한 산골이 검은 불꽃으로 타들어가는
조용한 흑백 영화
타닥타닥
영사기 돌아가는 소음 속
불빛은 점점 커져
객석 앞을 비췄고,
함께 영화를 보던 사람들이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극장 맨 앞 줄에는 이제 사람이 없다
탁탁 탁탁
극장 맨 뒤 가장 높은 자리에서는
서로 영화관을 갖겠다며 소란이 일었다
이렇게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많은 관객들이 가만히 앉아
영화를 관람한다
그렇게 하나둘씩 영화 속으로 들어갔다
산불 모금에 동참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