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을 뿐.

by 담대


2번의 시험이 끝났다. 결과는 불합격. 아직 올해 합격 커트라인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공시생들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예상 합격 점수가 있기 때문에 짐작할 수 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국어, 영어, 한국사가 공통과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본인의 직렬에 맞게 전공과목이 2개 있다. 각각 20문제씩 총 100문제이다. 시험 평균 점수가 높을수록 유리한 상대평가이며, 선발인원이 정해져 있어 결국 그 인원 안에 들어가야 한다.


나의 첫 번째 시험은 2025년이었다. 24년도 9월부터 약 7개월 정도 준비를 했다. 나의 평균 점수는 90점. 실제 합격컷은 93점이었다. 합격컷 근처였기에 두 번째 시험은 고민하지도 않고 준비하기로 했다. 그런데 두 번째 시험이 다가올수록 긴장과 불안함이 커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의 공시 생활 이야기를 자세히 할 예정이지만, 두 번째 시험은 내가 살면서 느껴본 적 없는 압박감이 동반하는 시험이었다. 시험 일주일 전부터는 감기가 걸렸고, 아무리 졸려도 잠이 잘 오지 않았다.


2번째 시험을 보고, 시험장을 나오며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시험이 끝나고 수험생들이 우르르 나갔는데, 내 머릿속에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준비한다고? 이 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사람들 중에 1명이나 붙기는 할까? 앞으로 내가 그 1명이 될 수 있을까?

합격하는 건 극히 일부인데, 떨어지는 사람들은 앞으로 뭘 하면서 살아가려나? 아니,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앞날이 깜깜했다. 부모님께 전화해서 할 수 있는 말도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채점을 하고,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쭉 적어보았다.

학원강사, 다양한 알바, 다른 시험 준비… 우울에서 벗어나려 했는데, 더 무기력해졌다.

난 그냥 시험 보기 전에 상태로 다시 돌아온 것뿐인데, 단지 시험 합격이라는 걸 얻지 못했을 뿐인데,

우울하고, 인생도 잘 안 풀리는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것 같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으로는 네가 포기하지만 않으면 그래도 인생은 흘러간다고 속삭인다.

인생이 계속된다면, 나의 실패를 마주해야 하지 않을까?

여기서 외면해 버리고, 도망간다면, 난 앞으로 어려움이 닥쳤을 때도 똑같이 도망갈 것이 뻔하다.


남에게 말하기 부끄럽고, 그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데 나 자신이 고통스러울 테지만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바로잡고 문제점을 파악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시험이나 취직을 준비한다면, 합격자의 이야기를 듣는 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합격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합격보다 불합격의 가능성이 높다. 우리 모두 평범하지 않은가?

애석하지만 불합격도 내 인생 중 일부이다. 내 인생의 일부이기에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다. 난 내 인생의 일부를 끌어안으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당신의 불완전함을 기꺼이 껴안을 수 있길 바라며 글을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