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여정 DAY 4 : 달리기가 나에게 준 영향
'단 한 가지 약속은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얼마 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 적이 있었다. 내가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며 순간 힘들지 않은 적 있었나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그때 머릿속을 울렸던 노래가 '달리기'였다.
초등학교 시절에 체력장을 했었다. 체력장에는 '오래 달리기' 종목(?)이 있었는데, 말 그대로 '오래' 달리는 것이 목표이다. 요즘과 다르게 널따란 운동장을 수바퀴 도는 것은 평소에 달리기와 거리가 먼 누군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단거리 달리기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서 몇 초만 집중하면 되지만, 오래 달리기는 적절한 에너지의 분배와 지구력이 필요하다. 몇 바퀴 돌고 나면 거칠어진 호흡에 목에서 비릿한 맛이 느껴지기도 하고 아직 소화되지 않은 급식이 가득 차 있는 배가 콕콕 쑤셔오기 시작한다.
그만둘까.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그만두지 않으면 죽는 게 아닐까. 오만 생각이 떠오르지만 다리는 계속 움직인다. 왜냐고? 그래야 끝나니까. 정말로 그만둘게 아니라면 멈추어 쉬는 것은 완주를 늦출 뿐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은 좀 뛸 만한 것 같기도 해서(아주 잠깐) 은근 강인한 내 체력에 살짝 놀라기도 하고 뛰어온 바퀴 수보다 남은 바퀴 수가 적어지는 순간은 또 괜히 더 힘이 나는 것 같고 그렇다. 그 순간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끝이 있다는 것'이겠지.
트랙 위에 오른 순간, 우리는 그 트랙을 모두 걸어내야만 한다. 물론 모두 1등을 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모두가 1등을 할 수 없다.)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의 속도로 끝을 내야 하는 오래 달리기. 그게 우리의 힘든 순간이라면 나는 말해주고 싶다. 거의 다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