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은
내 방 벽에 붙인 포스터와 사진들을 떼고, 자주 그리던 그림들과 좋아하던 만화들을 서랍 구석에 넣어야 한다는 의미일까?
그렇다면 난 어른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친구들은 벌써 준비를 하고 끝마친 아이들도 있는 거 같다.
나는 아직 어린 시절을 살고 있는데
내 어린 시절을 정리하기엔 내 마음을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것 같다.
평생을 어린 시절에서 살아오던 나에게 어린 시절을 정리하라 한다면 나는 내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한다.
난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나는 아직 엄마의 옷 끝 소매를 잡고 하나하나 물어보고 싶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기 싫다.
나는 계속 친구들과 뛰어노는 어린 시절에 살고 싶다.
나는 커서 내가 원하던 모습이 날 반겨주지 않을까 두렵다.
하지만 내가 저항을 하여도 어른이 되겠지
그때는 나도 받아들일 것이다.
최소한의 저항만 할 것이다.
나만 어린 시절에만 살긴 좀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 내 방에 있는 포스터와 사진을 다 떼어버려도, 나의 그림들과 좋아하는 만화들을 서랍 구석에 배치해도 괜찮다.
어른이 되어 내가 모르는 것을 알려줄 사람이 없어도 괜찮다.
친구들과 뛰어놀지 못하여도 괜찮다.
기대하던 나의 모습이 아니어도 나는 나를 반길 것이다.
나는 내 마음 어딘가에 자리 잡은 나의 어린 시절을 보듬어 줄 것이다.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어른으로 차근차근 성장할 것이다.
가끔은 연락해보자 나의 어린 시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