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1년 살기, 자라기

프롤로그_웰컴 투 샌디에고

by 솔라

San Diego, 샌디에고.
남편의 일로 미국 살이가 결정되고 처음 그 도시의 이름을 들었을 때, 저는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었어요. 미국의 몇몇 대도시로 여행과 출장을 가본 적은 있지만 샌디에고라는 도시는 낯설었죠.


거기는… 어떤 곳이지?
뉴욕의 마천루,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와 IT 기업,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거리. 미국 하면 떠올리는 것들 있잖아요.


샌디에고에서 1년을 넘겨 살고 있는 지금도, 샌디에고가 어떤 곳이야라고 물으신다면 콕 집어 말할 한마디는 없어요.
이곳은 참 조용해요. 평온해요.
날씨가 좋아요. 햇살이 눈부시고,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들이 대부분이에요.
아름다운 해변이 많아요. 열대바다처럼 에메랄드빛은 아니지만, 서해처럼 노을 질 때 특히 아름답고요.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기 참 좋아요.


날씨가 좋으니 바깥 활동이 많아져 피부가 늘 그을려 있는 아이는 키가 쑥 자랐어요. 여름에는 햇볕을 어찌나 많이 쐬었는지 정수리까지 갈색으로 탔더라고요. 이 아이가 2년 전까지만 해도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지금은 날이 더우면 학교 갔다가 아파트 야외 수영장으로 바로 뛰어들거든요.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돼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 캘리포니아에 있다 보니 학교에서는 그동안 몰랐던 다른 나라의 명절이나 축제를 가르쳐줘요. 인도의 디왈리, 멕시코의 디아 델 로스 무에르토스, 아일랜드의 세인트 패트릭 데이…. 아이는 세상을 배우고, 저는 새삼 지구촌에 살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또 어디든 아이에게 친절해요. 스몰토크가 강한 서부답게 어디서나 아이에게 칭찬을 한 마디씩 해줘요.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요. 레스토랑에서 키즈 메뉴를 주문했을 때 정말 맛있는 걸 잘 골랐다고 말해준다든지, 길을 지나던 사람이 스웨터가 멋있다고 해준다든지, 수족관에서 불가사리를 용감하게 잘 만진다고 말해준다든지요. 엄마인 저도 미처 해주지 못했던 말들을 온 동네 사람들이 들려줘요.


이렇게 변한 환경에서 아이도 자랐고 저도 같이 자랐어요.


이제부터 들려드릴 이야기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해변의 도시 샌디에고에서
살며 자라며 겪은 미국에서의 소소한 일상이에요.


함께 그 시간들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웰컴 투 샌디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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