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도대체 무엇인가, 아마존
인생이야기 3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을 경험한다. 사랑이 시작되면 이성을 상실한다. 사랑은 질풍노도와 같이 거침없이 타오른다. 상대를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 사랑은 종종 고통과 광기를 동반하며, 때론 이성적인 판단조차 무너뜨린다. 진정한 사랑은 이성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가끔 우리는 사랑이 정말로 합리적인 감정인지, 혹은 비이성적인 광기인지 고민하게 된다.
니체는 말한다. "사랑에는 항상 약간의 광기가 섞여 있다. 그러나 또한 그 속에서도 약간의 제정신도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강하며, 어떤 때보다도 더 잘 견디어 낸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감수하는 것이다. 사랑이 흐를때 나쁜일을 하지 않으며, 복종이나 덕이 따를 수 없는 그 이상의 것을 해 내다. 그러나 사랑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린다. 그렇다면 사랑은 비이성적인 것인가?
사랑은 한순간에 이루어지고 또 그렇게 무너진다.
아마존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엘리트였다. 아마존을 창업하기 전 인텔, AT&T벨연구소 등 유명기업의 오퍼를 거절하고, 벤처기업 피텔(Fitel)과 금융기업 뱅커스 트러스트(Bankers Trust)를 거쳐 신생금융기업 D.E Shaw에 입사했다. 새로운 직장에서 인터넷 기반 사업을 총괄하며 실력을 인정받아 1년 만에 사업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무렵 매켄지가 제프가 다니는 회사에 인턴지원을 했고 제프가 면접을 보고 합격시켰다. 제프는 그녀가 면접장소에 들어오는 순간 이미 그녀를 미래의 배우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면접당시 매켄지는 제프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반했고, 제프는 그녀의 섹시함에 반했다. 제프는 그녀의 면접서류를 살펴보고 그녀의 영리함에 또 한번 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데이트 신청은 매켄지가 먼저 했다. 둘 다 콩깍지가 씐 것이다. 1년 후 1993년 두사람은 결혼에 골인했다.
1994년 제프가 창업을 위해 뉴욕에서 시애틀로 자동차로 이동하는 동안 매켄지는 운전하고 제프는 아마존의 미래를 설계했다. 그렇게 그녀는 제프에게 열성적이었고, 제프는 일에 열성적이었다. 제프는 그녀와 함께 1994년 아마존닷컴을 설립했다. 매켄지는 아마존 사업 초기 도서 주문과 출하, 회계 등을 담당했다. 그녀는 제프를 사랑하는 만큼 아마존닷컴을 사랑했다. 제프와 매켄지는 4명의 자녀를 두고 인생이라는 여정을 함께해 왔다.
“당신과 사랑에 빠졌어, 당신과 함께 잠들고 내일 일어나 커피를 같이 마시며 신문을 보고 싶어” 이 글은 제프가 새로운 연인 산체스(Sanchez)에게 보낸 메시지다. 2019년 제프는 매켄지와의 25년의 사랑여행을 정리하는 이혼 계획을 발표했다. 이혼합의금은 아마존 지분의 4%, 무려 40조 원이었다. 새로운 사랑을 위해 재산의 절반을 포기한 것이다. 사랑은 이성적이지 못하다.
제프는 말한다. 매켄지와 나는 이혼을 하고 친구로서 남기로 했다. 시간을 되돌리 수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고 헤어질 것이다. 우리는 25년전 서로를 알게되었고 부부로서 함께 지낸 시간에 진정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부부로서 함께 멋진 삶을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부모, 친구, 프로젝트의 동반자로서 훌륭한 미래를 기대한다. 한때 제프는 메켄지를 준비된, 영리한, 똑똑한 그리고 열정적인 여자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제 그녀에 대한 사랑은 식어 버렸다. 사랑은 그렇다. 피었다 지는 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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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아내라는 선물을 주고 싶어 결혼을 했다.
영화 반칙왕, 국화 꽃향기, 싱글즈를 통해 국민배우로 성장한 장진영은 자신만만한 그리고 건강한 웃음을 주는 흑장미 같은 배우다. 태어나 33년 동안 혼자만의 성에서 살며 연애 한 번 못 해본 순정녀가 친구소개로 만난 건설사업가와 사랑에 빠진다. 사업가는 39년 동안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려 왔기에 이들의 사랑은 활화산이 되었다. 진영은 그를 만나 사랑을 알게 되었고 그를 만나 해수욕을 알게 되었고 그를 만나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진영이 말했다 “어제부터 자꾸 신물이 넘어와요”. 의사가 말했다 “위암 4기입니다”. 사업가는 눈물을 글썽였고 진영은 그를 위로했다. 항암치료로 머리가 빠지고 구토가 심해졌다. “국화 꽃향기 영화찍을 때 암에 걸리면 머리가 빠지는 줄 알았는데, 그게 항암치료제의 부작용이구나. 지금 그 영화를 찍으면 더 잘할 수 있겠네”
그녀는 씩씩했다. 하지만 그녀의 병세는 악화되어 갔다. 그녀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 그는 그녀와의 결혼식을 준비한다. 하얀 원피스에 빨간 장미를 든 그녀의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다. 얼마 후 그가 자신과의 혼인신고를 했다는 말에 진영은 이제껏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녀는 더 편한 세상으로 떠났다.
사업가는 말한다. 그녀에게 아내라는 이름을 선물해 주고 싶어 결혼을 서둘렀다. 그녀의 마지막 길을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이제 그녀의 남편으로서 그녀를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사업가는 추도한다. 진영아, 언젠가 다시 만날 거야. 그때 만나서 오래오래 사랑하자.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야. 우리 그때까지 조금만 참고 기다리자. 많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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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하루종일 그 사람을 생각하게 하는 마법이다.
내 나이 서른에 그녀를 만나 결혼을 결심했을 때 양가의 반대가 극렬했다. 궁합이 좋지 않다. 결혼을 하려거든 호적을 파서 나가라. 안된다는데 말귀를 못 알아먹는군. 다시는 안 봤으면 좋겠다. 너희들끼리 알아서 잘해봐라 등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픈 말들을 들었다. 그럴수록 이 사랑을 쟁취하고 결혼을 이루어 내겠다는 어쩌면 반항심이 커져갔다. 결혼 날짜와 장소를 잡고 청첩장을 드렸을 때도 냉기는 여전했다.
이듬해 우린 부모님으로부터 축하받지 못하는 결혼을 했다. 두 아이를 낳아 건강하게 키웠다. 양가 부모님들은 틀리고 우리가 맞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그래도 가끔은 안부를 묻기 위해 양가를 방문한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부와 명예를 추구하지 않는 마음으로 하는 순수한 사랑은 거칠 것이 없다. 나와 상대가 구분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하루종일 머릿속에 그 사람 생각뿐이다. 사랑을 방해하는 무엇과도 맞서는 투사로 변한다. 둘만의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은 틀리고 이를 지지하는 사람은 맞다. 치열하게 이룬 사랑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